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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브릭 12만개로 재현한 실물 크기의 ‘아담의 창조’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22)

레고나 프라모델, 피겨 등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라이프 스케일 또는 라이프 사이즈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는 실제 크기와 같은 1 대 1의 비율을 말합니다. 브릭 아트에도 라이프 스케일의 작품이 많이 있는데요. 크기가 큰 만큼 브릭 부품을 수급하는 것이 매우 힘들 뿐 아니라 브릭을 구한다 하더라도 제작 기간이 매우 깁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브릭 아트 제작 업체의 창작가가 아닌 개인으로서는 쉽게 도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라이프 스케일의 브릭 아트 작품은 보다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답니다. 오늘 브릭 아트 랜선 전시회에서는 사이즈만큼이나 큰 감동과 놀라움을 선사하는 작품을 만나보겠습니다.

브릭 모자이크 아담의 창조. [사진 브릭캠퍼스]

브릭 모자이크 아담의 창조. [사진 브릭캠퍼스]

‘천지창조’는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조각가이자 화가인 미켈란젤로가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 그린 천장화로 전체 길이 40m, 폭 13m가 넘는 엄청난 크기의 작품입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장면인 ‘아담의 창조’는 가로 5.8m 세로 2.7m의 크기입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브릭 아트 작품은 이 ‘아담의 창조’를 약 12만5000개의 브릭을 사용해 실제 작품과 거의 동일한 크기의 모자이크 작품으로 재현한 것입니다.

브릭 모자이크 아담의 창조. [사진 브릭캠퍼스]

브릭 모자이크 아담의 창조. [사진 브릭캠퍼스]

가까이에서 작품을 찍은 위의 사진에 수많은 동그란 돌기가 보일 겁니다. 브릭과 브릭을 서로 결합하기 위해 필요한 이 돌기를 ‘스터드’라고 부릅니다. 이 스터드가 1개뿐인 가장 작은 사이즈의 브릭을 ‘1X1 (1 곱하기 1)’이라고 표현합니다. 브릭의 사이즈는 이렇게 스터드의 개수로 표현하는데요, 스터드가 하나일 경우 1X1 (1 곱하기 1), 스터드가 가로와 세로 두 개씩 있을 경우 2X2 (2 곱하기 2), 스터드가 두 개와 네 개가 있다면 2X4 (2 곱하기 4) 이런 식으로 말이죠.

브릭 모자이크 작품은 ‘모자이크’라는 이름처럼 브릭의 가장 작은 단위인 1X1 브릭만을 사용하여 구현하는 작품으로 제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모자이크 브릭 작품의 기본이 되어주는 밑판 사이즈로 현재 생산되는 가장 큰 사이즈는 48X48인데요. 이 기본 판에 1X1 브릭을 모두 채우면 정확히 2304개의 브릭이 필요합니다.

이 한 판을 설계도를 보면서 채우려면 대략 4~5시간이 소요된답니다. ‘아담의 창조’는 총 12만5000브릭이 채워진 작품이니 48X48 판을 총 54장을 연결한 것입니다. 한 사람이 작업한다고 치면 총 270시간이 걸린 것이지요. 그만큼 라이프 사이즈를 브릭 조각으로 구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20m 높이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매달려 그림을 그려 넣은 미켈란젤로의 위대함에 비견할 바는 아닙니다만.

브릭 모자이크 작품은 최대한 멀리 볼수록 형상과 색감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1x1의 브릭 하나가 이 그림을 표현하는 하나의 픽셀이라고 보면 되는데 우리가 컴퓨터에서 픽셀 수가 높지 않은 이미지 파일을 확대할 경우 이미지가 깨져 보이는 이치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상 팁을 드리자면 브릭 모자이크 작품은 최대한 뒤로 가서 보거나 눈을 약간 흐릿하게 뜨고 보면 더 선명하게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사진으로 보면 더 잘 보이기도 한답니다. 브릭 모자이크 작품이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래도 2D라고 할 수 있는 브릭 모자이크 작품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3D 입체 작품 중 라이프 사이즈 작품을 만나보겠습니다.

브릭 스테츄 밀로의 비너스와 브릭 스테츄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사진 브릭 캠퍼스]

브릭 스테츄 밀로의 비너스와 브릭 스테츄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사진 브릭 캠퍼스]

위 사진의 작품 두 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상인 밀로의 ‘비너스’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브릭으로 재현한 작품입니다. 실제 밀로의 비너스상은 202㎝로 평균적인 사람의 키보다 훨씬 큽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기 위해 오직 신만을 실제보다 크게 조각했다고 하네요. 사진의 브릭 비너스상 작품은 원작보다 조금 작게 실제 사람 크기에 맞춘 166㎝로 1만5481개의 브릭을 사용해 제작했습니다.

프랑스의 조각가인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원래는 그가 제작한 ‘지옥의 문’이라는 조형물의 일부였고, 49㎝ 정도의 작은 청동 조각품이었습니다. 1888년에 높이 186㎝로 실제 사람 크기보다 훨씬 크게 독립적으로 제작이 되었고 이후 서양미술사에 기념비적인 조각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답니다. 사진의 브릭 작품도 역시 실제 크기보다는 약간 작게 제작되었으며 2만1989개의 브릭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렇게 사람 크기만 한 작품은 구상, 설계, 조립까지의 전 과정이 최소 2개월 이상 소요됩니다.

평평한 판에 순서대로 조립하면 되는 모자이크 작업에 비해 입체적으로 아래에서 위로 쌓는 작업이 훨씬 난해하기 때문인데요. 쌓아 올리다가 부서지기도 하고 수천, 수만 개의 브릭을 쌓는 거라 한참 위로 올라가면 브릭과 브릭의 간격이 미세하게 맞지 않아 조립이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대형 입체 작품을 만들 경우 조립 과정에 더 세심하고 신중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관람하는 전시장에 납품될 작품은 종종 접착제를 이용하여 제작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작품의 운송 및 설치 과정에서 파손되거나 전시 중에 관객이 손을 대서 파손되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아래 사진처럼 말이죠.

전시 1시간 만에 박살 난 1800만원짜리 레고 주토피아. [사진 웨이보]

전시 1시간 만에 박살 난 1800만원짜리 레고 주토피아. [사진 웨이보]

이번에 만날 작품은 앞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원작을 브릭 아트로 재현한 것이 아닌 완전한 작가의 창작으로 제작된 라이프 스케일 작품입니다. 아래 사진의 작품은 지난 글에서 소개한  브릭 아티스트 김학진 작가의 ‘다이브’입니다. 수백 마리의 물고기와 함께 물속을 유영하는 사람을 약 6만 개의 브릭을 사용해 8개월에 걸쳐 제작했습니다.

김학진 작가의 작품에는 실제 크기의 인체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사각의 브릭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내는 그의 표현력은 언제 봐도 정말 놀랍습니다. 작가는 ‘다이브’를 통해 관객들이 미지로의 모험, 목표한 바에 뛰어든 힘찬 몸짓, 더 높은 곳으로 향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김학진 작가의 다이브(DIVE). [사진 브릭캠퍼스]

김학진 작가의 다이브(DIVE). [사진 브릭캠퍼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라이프 스케일의 동물 스테츄입니다. 이번엔 조립 과정까지 여러분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의 작품은 브릭캠퍼스 로비에 전시되고 있는 호랑이입니다. 브릭 캠퍼스 제작진에서 실제 크기의 동물을 제작해 보고자 해외의 3D 디자인팀에 설계를 의뢰해 조립한 작품이지요. 브릭캠퍼스의 제작 스태프 3명이 2개월간 함께 제작했습니다.

총 브릭 2만2356개가 사용된 이 작품의 크기는 길이 184㎝, 높이 78.7㎝로 호랑이의 실제 크기와 비슷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실물 크기의 대형 스테츄는 전시 중 파손의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수 접착제를 이용하여 조립하였고 특히 내부에 쇠막대를 삽입하여 내구성을 더 높였습니다. 이런 대형 작품이 어떻게 조립되는지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조립 과정과 설계도 이미지도 준비해 보았습니다.

호랑이 스테츄 제작 과정. [사진 브릭캠퍼스]

호랑이 스테츄 제작 과정. [사진 브릭캠퍼스]

호랑이 스테츄 설계도 일부. [사진 브릭캠퍼스]

호랑이 스테츄 설계도 일부. [사진 브릭캠퍼스]

다음 시간에는 브릭 아트로 만나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에 대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다음 랜선 전시회도 기대해 주세요.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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