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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등교한다더니…서울 강남 초등1년은 왜 주2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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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유·초·중·고 등교수업이 확대된 19일 서울 금천구 문백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유·초·중·고 등교수업이 확대된 19일 서울 금천구 문백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뉴스1]

19일부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의 등교 인원 제한이 정원의 3분의 2로 완화됨에 따라 대다수 시·도 교육청이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매일 등교하도록 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는 1학년도 주 2회 등교하는 등 지자체나 학군에 따라 차이가 나고 있다. 학급당 학생수가 몰린 과밀학급이 많기 때문이다.

과밀학급 많아 거리두기 어려워 #부산·대구·대전 일부도 부분등교 #맞벌이 부부들 “돌봄 부담” 실망 #일부 “불안했는데 잘됐다” 반응도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구 수성구, 부산 해운대구, 대전 서구 등지의 초1 학생들은 주 2~3회 정도 등교하게 됐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교육 공백을 줄이기 위해 ‘초1 매일 등교’를 추진했지만 이들 지역의 상당수는 예외로 남게 된 것이다.

이들 학교에서 초1 학생을 매일 등교 시키지 않는 이유는 학급당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많아서다. 학생들이 모두 등교하게 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진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전국 초·중·고 학급당 학생수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 초등학교의 1.2%인 73개교가 과밀학급 학교이다. 학교별로는 서울 대치초(37.7명), 대구 삼육초(37.5명), 부산 센텀초(36.7명), 서울 대도초(35.7명), 대전 한밭초(35.5명) 등의 순으로, 대부분 대도시 인기학군에 있는 학교다.

교육통계서비스(KESS)에 따르면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서울 강남구의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26.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서울 서초구(25.8명)는 전국 3위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급당 30명이 넘는 우리 학교는 모두 함께 등교할 경우 교실 내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을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운영하는 방안도 여의치 않다고 했다. 그는 “조사해보니 오후 등교를 선호하지 않는 학부모가 많았고 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늘어 결국 주 2회 등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초1 학부모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한 초1 학부모는 “맞벌이 부부라 애를 돌보기도 쉽지 않고, 등교하는 날이 적어 학교에 대한 개념도 생기지 않는 것 같아 아이가 매일 등교하길 기대했는데 여전히 원격수업을 하는 날이 많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강남·서초 지역의 한 맘카페엔 “면역력이 약한 나이라 학교에 보내려니 불안했다. 매일 등교하지 못하게 돼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초등 1학년의 매일 등교를 놓고 고민하는 일부 대도시와 달리 상대적으로 학교·학급 규모가 작은 지역은 전교생 전면 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가 비수도권 지역에 한해 학교 밀집도 기준을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전남교육청은 전체 822개 유치원과 초·중·고교 중 98%인 803곳에 대해 전면 등교를 허용했다. 광주교육청의 경우 관내 314개 학교 중 95%인 299개교의 모든 학생이 매일 등교 중이다. 강원·경북교육청도 대부분의 학교에 대해 전교생 매일 등교를 허용했다.

교육계에선 지역에 따른 학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초·중·고의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원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등교 수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학급 내 밀집도를 낮추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일상적 방역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내로 감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미·남윤서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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