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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축소 개막 부산영화제…봉준호 "올해 더욱 소중하다"

중앙일보

입력

21일 개막하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 홍콩 대표 거장 7인이 1950년대부터 근미래까지 홍콩에 대한 송가를 10분씩 모아 완성했다. 사진은 '칠중주' 중 사스 당시 풍경을 담은 조니 토 감독의 '보난자' 한 장면.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21일 개막하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 홍콩 대표 거장 7인이 1950년대부터 근미래까지 홍콩에 대한 송가를 10분씩 모아 완성했다. 사진은 '칠중주' 중 사스 당시 풍경을 담은 조니 토 감독의 '보난자' 한 장면.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우리 영화인들은 서로 연대하고 함께 용기를 나눠 가져야 한다.”(이창동)

“결코 이렇게 단절된 상태로 끝날 리 없다. 어떤 형태로든 연결될 거라 믿는다.”(고레에다 히로카즈)

21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거장 감독들이 보내온 공식 축사다. 코로나19 속에 몸집을 대폭 줄인 올해 부산영화제는 개‧폐막식도, 레드카펫‧야외무대행사도 없이 총 68개국 192편 초청작의 극장 상영에 집중한다. 예년보다 100여편 줄어든 규모인 데다, 대부분 매 작품 단 1회씩 상영된다.상영관도 부산 센텀시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하늘연극장, 중극장, 소극장, 시네마테크, 인디플러스까지 6개 스크린에 한정했다. 관객은 상영관 전체 좌석의 25%만 받는다.

21일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축소 개막 #봉준호·고레에다…거장감독 응원 잇따라

봉준호 "올해 부산영화제 더욱 소중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두 칸씩 좌석 띄어앉기를 시행해 상영관 객석의 25%만 관객을 받는다. 사진은 영화제 초청작이 상영될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 [사진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두 칸씩 좌석 띄어앉기를 시행해 상영관 객석의 25%만 관객을 받는다. 사진은 영화제 초청작이 상영될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 [사진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그럼에도 “비고 모텐슨, 차이밍량 등 초청작 감독들의 감사인사가 잇따랐다”고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귀띔했다. 세계 극장가가 멈춰선 가운데 영화제 상영 기회 자체가 귀해서다. 봉준호 감독도 “올해도 변함없이 관객 여러분들과 만나게 된 부산국제영화제가 더욱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한 해”라고 영화제 측에 공식 축사를 전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개막일을 기존 7일에서 2주 연기한 부산영화제는 사상 첫 개최 취소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지난 12일부터 정부 방역지침이 1단계 거리두기로 완화되면서 우려를 덜었다. 개최 불발된 칸영화제 공식 선정작 ‘칸2020’을 비롯해 픽사 새 애니메이션 ‘소울’,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가 일제의 만행을 담은 ‘스파이의 아내’,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과 윤여정‧한예리 등이 재미교포 가족을 그린 ‘미나리’ 등 화제작이 많은 데다 여느 때보다 적은 좌석 탓에 영화팬들의 예매전쟁도 뜨거웠다. 20일 남 수석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15일 예매오픈 이후 이날까지 엿새만에 전체 예매 티켓의 90% 정도가 팔려나갔다.

개막 전날까지 예매티켓 90% 팔렸다 

'버닝' '옥자'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연출한 한인 이민자 가족영화 '미나리'도 올해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버닝' '옥자'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연출한 한인 이민자 가족영화 '미나리'도 올해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남 프로그래머는 “일반극장의 경우 거리두기 1단계면 전체 좌석의 50%까지 수용 가능하지만 부산영화제는 25%로 좀 더 강화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아직은 조마조마하다”면서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도 화제작 중 하나다. 홍콩의 액션 스타 홍금보, ‘아비정전’ ‘동사서독’ 편집 감독으로도 유명한 홍콩 뉴웨이브 기수 담가명, ‘매트릭스’ ‘킬빌’ 무술을 도맡은 원화평 등 홍콩 대표 감독 7명이 1950년대부터 근미래까지 홍콩의 현실을 각기 담아낸 옴니버스 영화다. 올해 ‘칸2020’에 선정된 데 이어, 부산영화제에서 21일 월드프리미어로 극장 상영한다.
수록 단편 면면이 그대로 홍콩 역사다. 허안화 감독의 ‘교장선생님’이 1960년대 역군들을 길러낸 초등학교 교사의 보람과 회한을 담았다면 조니 토 감독의 ‘보난자’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아시아 금융위기와 닷컴 버블, 사스 위기 속에 주식‧부동산 투자로 울고 웃는 청춘들을 그렸다. 임영동 감독의 ‘길을 잃다’는 배우 임달화가 홍콩 과거를 추억하는 아버지 세대를, 서극 감독이 직접 출연을 겸한 ‘속 깊은 대화’는 근미래 정신병동을 무대로 환자와 의사를 구분하기 힘든 소통 불능 상황을 담아냈다. 부산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홍콩상황에 가장 알맞은 영화”라며 “아시아에서 가장 세계화된 도시이자 아시아 금융 허브, 그리고 아시아영화의 산실이었던 홍콩의 70년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라고 개막작 선정 의의를 밝혔다.

송해, ‘사냥의 시간’ 감독·배우들 관객 만난다

송해 무대 뒤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송해 1927'도 올해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송해 무대 뒤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송해 1927'도 올해 부산영화제에 초청됐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국내 영화감독‧배우의 관객과의 대화(GV)를 일부 소규모로 오프라인 진행한다. 영화제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과 배우 이제훈‧안재홍, ‘빛나는 순간’에서 제주해녀로 분한 배우 고두심과 지현우, 경쟁부문 초청 다큐멘터리 ‘송해 1927’에 무대 뒤 삶을 내보인 송해 등이 영화제 기간 부산을 찾는다.
단 중국 거장 지아장커 감독 등 해외 영화인 행사는 일체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또 현장 매표소 운영 없이 공식 홈페이지 및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BIFF’를 통해 모바일 티켓만 발권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이 37.5도 미만이어야 상영관에 입장 가능하며, 반드시 예매한 지정 좌석에 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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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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