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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성공을 낳는 이유는… 뇌

중앙글로벌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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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고전] 이언 로버트슨 《승자 효과》

성공 방정식은? 성공=행운+노력+연습+재능 #재능은 좋은 멘토의 코칭으로 가다듬어야

행복은 아무런 경쟁을 벌이지 않고도 누구나 누릴 수 있다. 오로지 스스로 정한 기준과 목표를 중시한다면, 성공과 실패도 경쟁과 무관하다. 남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다. 오직 ‘나 자신’과 싸울 뿐이다. 하지만 돈이나 권력같이 많은 경우 경쟁에서 이겨야 쟁취할 수 있는 것도 있다. 한데 모든 경쟁에서 백전백승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도 있다.

어디서 차이가 나는 걸까? 심리학과 뇌과학의 연구 성과를 융합해 그 비밀을 캐고자 하는 게 《승자 효과(The Winner Effect)》다. 한글판은 《승자의 뇌》이다.

‘승자 효과’는 생물학 용어다. 처음 몇 번 약한 상대와 싸워 이긴 동물 개체는 더 강한 상대와 싸워도 이기는 현상을 지칭한다. 처음엔 승부를 조작해 이기게 해줘도 나중에는 제 실력으로 이긴다.

영국 사우샘프턴에 있는 ‘타이태닉호 엔지니어 기념물’에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입상. 그리스신화의 니케는 로마신화의 빅토리아에 해당한다. 보통 날개가 달린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사진: Marek.69]

영국 사우샘프턴에 있는 ‘타이태닉호 엔지니어 기념물’에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의 입상. 그리스신화의 니케는 로마신화의 빅토리아에 해당한다. 보통 날개가 달린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사진: Marek.69]

승리하는 삶을 살려면 아무리 작은 승리라도 일단 맛보는 게 필요하다. 지금 반에서 30등이라면 다음 시험에서 5등, 10등이 아니라 27등, 29등을 노려라.
승리하면 뇌가 화학적으로 바뀐다.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증가하는 것이다. 인과관계는 양방향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쪽이 이긴다. 반대로 이긴 쪽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한다.

승리의 과정을 통해 뇌가 바뀐 사람은 더 똑똑해지고, 더 잘 집중하고, 더 자신감 있게 되고, 더 공격적이 된다. 또한 보다 무자비해지는 경우도 있다.

돈이 어느 정도 모인 다음에는 돈이 돈을 벌듯이, 승리의 경험이 축적되면 승리가 승리를 낳는다. 승리는 그 어떤 약물보다 강력하다. 승리에는 중독성이 있다. 승리가 습관이 되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면역성이 높아져 장수하게 된다. 오스카상 수상자는 오스카상에 노미네이트만 된 사람들보다 4년을 더 산다. 양쪽 모두 이룬 업적은 비슷비슷한데 말이다.

승자의 뇌

승자의 뇌

《승자 효과》는 경고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권력은 어느 한도까지 좋은 것이지만, 결국에는 과유불급이다.

권력은 성격을 바꾼다. 좋게 바꿀 가능성보다는 나쁘게 바꿀 가능성이 더 크다. 《승자 효과》는 권력을 “사람들이 필요로 하거나 바라거나 두려워하는 것들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불행히도 권력자는 권력 자체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다.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변하면 그 결과는 위기

영국의 역사학자 액튼 경(Lord Acton, 1834~1902)이 말한 것처럼 “권력은 부패하는 경향이 있으며, 절대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Power tends to corrupt, and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 권력에 취하면 보통 사람들로부터 멀어지게 돼 국민의 지탄을 받는 망언·실언을 내뱉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 놀라운 점은 단지 더 많은 권력을 누리는 자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반칙할 가능성이 더 커지고, 남들을 덜 배려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변한다. 지나친 자만심은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게 되고, 심하면 자기 휘하의 사람들을 사람이 아니라 ‘물건’처럼 대하게 된다. 아첨이나 자신에 대한 우상화에 목마른 ‘괴물’이 된다.

저자인 로버트슨 교수에 따르면 월스트리트발 국제경제 위기의 원인도 경제·금융·경영 전문가들의 지나친 자신감이다. 리스크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게 된다. 자신이 천하무적이라는 과대망상·자기도취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개인차가 있다. 권력을 두 가지로 분류하면, 개인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p-권력과 그룹·조직의 목표를 추구하는 s-권력이 있다. p-권력은 이기적, s-권력은 이타적이다. s-권력을 지향하는 스타일의 사람은 더 많은 권력을 향유하게 되더라도 부패하고 타락할 가능성이 작다.

자식이 올라갈 '성공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은 성공한 부모

《승자 효과》는 미스터리 단편 모음집의 형식을 띠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이런 것들이다. 여학생들을 A, B 두 그룹으로 나눠 같은 수학시험을 치르게 한다. A 그룹 학생들에게는 시험이 ‘수학 능력 시험’, B 그룹에는 ‘일반 능력 시험’이라고 일러둔다. 같은 시험이지만 B그룹 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다.

승자의 삶을 산 부모의 자식 중에는 패자의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꽤 된다. 왜일까. 부모의 ‘사다리 감추기(hiding the ladder)’ 때문이다. 어떤 분야이건 최강자가 되려면 사다리를 한 칸씩 올라가야 한다. 한데 부모가 이를 망각하고 마치 자신이 날 때부터 승자인 것처럼 행동하면, 자식들은 엄청난 부담과 좌절감을 체험하게 될 수 있다.

올림픽 경기에서 두 팀이 파란색과 빨간색 유니폼을 각기 입는다면,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팀이 이길 확률이 더 높다. 승률이 62%다.

“《승자 효과》는 보스가 있거나 자신이 보스인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에 따르면, 성공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성공=행운+노력+연습+재능이다. 단 여기서 재능은 좋은 멘토의 코칭으로 가다듬는 재능이다.

《승자 효과》의 결말은 이렇다. 나쁜 권력자는 ‘나(I)’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 인류 전체의 성공을 달성하는 데 최대의 도전은 이 ‘나(I)’를 어떻게 길들이느냐다.

이언 로버트슨

이언 로버트슨

이언 로버트슨 Ian Robertson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트리니티칼리지 심리학 교수다. ‘네이처’ ‘뇌과학 저널’ 등 주요 학술지에 25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세계적인 학자다. 다른 대중 대상 저서로는 《마음을 조각하다》 《상상하라 그대로 이루어진다》 《집중력을 잃지 말라》 등이 있다.

김환영 중앙글로벌머니 칼럼니스트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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