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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추천한 2209개 관광지 중 비밀 명소 4곳만 뽑는다면

중앙일보

입력

강원도 동해시에 무릉계곡과 박달계곡을 잇는 '베틀바위산성길' 일부 구간이 지난 8월 공개됐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강원도 동해시에 무릉계곡과 박달계곡을 잇는 '베틀바위산성길' 일부 구간이 지난 8월 공개됐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비밀 명소. 코로나 시대 더 많이 찾게 되는 키워드다. 사람 몰리는 온 국민의 단골 관광지는 이제 꺼려진다. 하여 최근 조용히 문을 열었거나 제한된 인원만 받는 곳이 더 끌린다.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가을 숨은 관광지’를 발표했다. 지난 7월 온라인으로 국민 추천을 받는 관광지 2209곳 중 전문가가 7곳을 엄선했다. 7곳 가운데 야외 관광지 4곳만 다시 추려 소개한다.

아찔한 폭포 - 제천 의림지 유리전망대 

한국의 스무번째 명승인 제천 의림지에 재미난 유리전망대가 생겼다. 발 아래로 용추폭포가 장쾌하게 흐른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한국의 스무번째 명승인 제천 의림지에 재미난 유리전망대가 생겼다. 발 아래로 용추폭포가 장쾌하게 흐른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8월 29일 충북 제천 의림지에 유리전망대가 들어섰다. 용추폭포 위에 설치한 인도교로, 발아래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일부 구간은 평소엔 불투명 유리였다가 사람이 지나갈 때 투명 유리로 바뀐다. 유리 데크가 무섭다면 나무 데크에서 폭포를 감상해도 좋다. 웅장한 폭포의 모습은 경호루 뒤쪽에서 볼 수 있다. 용추폭포는 약 30m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폭포가 존재감을 뽐낸다. 폭포 주변과 수문 아래는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게 자연친화적으로 꾸몄다. 기존에 콘크리트로 설치한 부분을 인공 바위처럼 조성했다.

천하 제일경 - 동해 베틀바위산성길

베틀처럼 생긴 베틀바위. [사진 한국관광공사]

베틀처럼 생긴 베틀바위. [사진 한국관광공사]

8월 1일 강원도 동해시 무릉계곡 일대 ‘베틀바위산성길’이 부분 개방했다. 무릉계곡 관리사무소~박달계곡 4.7㎞ 등산로 가운데 무릉계곡 관리사무소~두타산성 입구 2.7㎞ 구간이 열렸다. 새로 놓인 탐방로가 베틀바위와 두타산성을 잇는 코스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금강송 군락지인 휴휴명상쉼터와 숯가마 터를 지나 1시간쯤 오르막길을 걸으면 회양목 군락지가 나온다. 이어 까마득한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이름처럼 베틀 같은 바위 모습이 보인다. 베틀바위 건너편 풍경도 장관이다. ‘천하 제일경’이라는 두타산의 명성이 과하지 않다. 등산 초보자라면 편도 1시간 30분~2시간 걸린다.

제주식 힐링 - 서귀포치유의숲

서귀포 치유의 숲은 삼나무와 편백이 빽빽한 숲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서귀포 치유의 숲은 삼나무와 편백이 빽빽한 숲이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2016년 개장한 서귀포 치유의숲은 난대림과 온대림이 어우러진 희귀한 숲이다. 수령 60년이 넘는 편백과 삼나무가 주종이다. 화전 터와 잣성 등 옛 제주 사람의 흔적도 품고 있다. 174ha 면적에 모두 합쳐 15㎞에 이르는 12개 숲길을 조성했다. 길 이름은 모두 제주어다. 가베또롱은 ‘가뿐한’, 엄부랑은 ‘엄청난’이라는 뜻으로 숲의 심상을 표현한다. 나무 데크 깔린 무장애 숲길도 좋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 마을 힐링 해설사와 함께하는 숲길 힐링프로그램도 있다. 모두 인터넷 예약제로 운영한다. 개별 탐방도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평일 300명, 주말 600명으로 수용 인원을 제한한다.

유연한 변신 - 서울 홍제유연 

통제구역이었던 유진상가 지하 구간이 예술 명소로 거듭났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통제구역이었던 유진상가 지하 구간이 예술 명소로 거듭났다. [사진 한국관광공사]

서대문구 홍은사거리에 자리한 유진상가는 사연 많은 건물이다. 1970년 최고급 주상복합건물로 지었다. 남북 긴장이 극심했던 때라 대전차방어 목적을 포함해 상가를 설계했다. 1992년 내부순환도로 공사로 건물 한쪽이 잘렸고,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상가 철거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용케 살아남았다. 홍제천이 흐르는 유진상가 지하 구간은 원래 통제 구역이었다. 그중 250m 구간이 서울시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7월 ‘홍제유연’으로 태어났다. 100여 개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등을 설치했다. 홍제유연(弘濟流緣)은 ‘물과 사람의 인연이 흘러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하다’라는 뜻이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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