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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고혈압·당뇨병 관리 꼼꼼, 항생제·주사제 처방 깐깐…동네 '굿닥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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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우리 가족 주치의 찾기

치료 잘하는 병원이라고 하면 흔히 상급종합병원(대형·대학병원)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혈압·당뇨병·감기 같은 질환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들 경증 질환은 동네 의원을 정해두고 꾸준히 다니는 것이 더 낫다. 동네 의원 이용 시 비용면에서도 훨씬 유리하고 치료 접근성이 높아 질병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진료 잘하는 동네 병·의원이 있음에도 관련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지역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 평가 기준을 참고해볼 수 있다. 심평원은 ▶고혈압·당뇨병 진료의 질 ▶항생제·주사제 처방률 ▶약 가짓수 등 5가지와 관련해 의료기관이 적정한 처방 등을 통해 질병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심평원의 병원 평가 기준 참고를 

고혈압·당뇨병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심평원은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추고 환자 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치료 지속성과 약 처방 적절성, 검사 영역을 평가한다.

고혈압은 환자가 의료기관에 지속해서 방문해 혈압을 관리하고 약을 처방받는지를 따지고, 당뇨병은 지속적 방문에다 합병증 징후 검사를 제대로 하는지 등을 따져 기준을 충족하면 ‘양호’로 평가한다. 평가 대상 기간(1년) 중 혈압약·당뇨약을 지속해서 처방했는지, 당뇨병 환자의 시력과 관련된 합병증 위험을 진단하는 ‘안저 검사’ 등을 시행했는지를 본다.

고혈압·당뇨병은 단골 의료기관을 정해 꾸준히 진료받는 것이 치료 결과가 좋다. 심평원에 따르면 고혈압·당뇨병으로 1개 의료기관에서 약 처방 등 꾸준한 관리를 받는 환자의 1만 명당 입원 환자 수는 각각 38명, 226명이다. 이는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1만 명당 입원 환자 수(각각 55명, 425명)보다 적다.

천식도 외래에서 효과적으로 진료가 이뤄지는 경우 질병의 악화와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호흡기 만성질환이다. 천식 환자가 꾸준히 의료기관을 방문하도록 했는지, 천식 치료에 꼭 필요한 폐 기능 검사와 필수적인 천식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지 등을 평가한다. 이 역시 고혈압·당뇨병처럼 평가 결과가 ‘양호’한 동네 의원을 공개한다.

주사제 처방률과 급성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약 품목 수 항목도 살펴볼 만하다. 주사제는 알약을 삼킬 수 없거나, 응급환자처럼 치료 효과가 빨리 나타나야 하는 경우 등에만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주사는 쇼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알약보다 크다. 급성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항목은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평가다.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항생제를 복용해도 치료가 빨라지거나 증상이 급격히 좋아지지 않는다. 또 항생제는 너무 많이 쓰면 내성이 생길 수 있어 감기 환자에게 가급적 처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동내 의원이 치료 비용 저렴 

약 품목 수는 의사가 처방하는 약품 수를 말한다. 복용하는 약의 숫자가 많아지면 약에 의한 부작용이나 위장 장애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올바른 약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호흡기계·근골격계 질환 등에서 병원별 처방전당 약 품목 수를 평가하고 있다.

주사제 처방률과 급성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약 품목 수 평가 결과는 5개 등급으로 나누어 공개한다. 등급 숫자가 작을수록, 즉 1등급에 가까울수록 주사제·항생제 처방을 적게 하는 의료기관이다. 항생제는 처방률이 55% 이하, 주사제는 40% 이하인 경우, 약은 6개 이상 처방한 환자 비율이 40% 이하면 1~2등급에 들어간다.

경증 질환자 동네 보내기 정책이 강화되면서 지난 8일부터 고혈압·당뇨병·감기 등의 경증 질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 갈 때마다 진료비 부담이 올라가거나 예약이 미뤄질 가능성도 커졌다. 이에 심평원은 지난 8월부터 ‘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혈압·당뇨병·천식 등의 질환에서 적정성 평가 결과 ‘양호’ 기관을 좋은 병원 기준으로 정했다. 심사평가원 홈페이지(hira.or.kr)→의료 정보→지역의료정보→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동 통신 앱(건강정보)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정보’ 앱을 설치한 뒤 ‘병원 평가 정보’에서 ‘만성질환’이나 ‘약제’ 분야를 선택하면 고혈압·당뇨병 등과 주사제·항생제 처방률, 약 품목 수 평가 결과를 알 수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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