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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면 美 떠난다" 엄살…핵심 경합 주 플로리다 동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메이컨 유세 현장에서 연설 도중 손짓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메이컨 유세 현장에서 연설 도중 손짓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메이컨 유세현장에서 "내가 지면 어쩌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좌파 매체의 여론조사는 틀렸다"며 '큰 승리'를 예고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자신이 지는 상황을 가정했다. 그는 "내가 지는 걸 상상할 수 있겠는가,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고 엄살 섞인 발언을 했다. 동정표를 노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핵심 경합 주 플로리다서 동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유세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유세 현장에서 연설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하지만 일부 여론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빠르게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최대 경합지인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동률(48%)로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12~15일 플로리다 유권자 96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플로리다는 6대 경합 주 가운데 선거인단 규모가 29명으로 가장 크다. 2016년 트럼프 대선 승리에 공헌한 지역이기도 하다.

플로리다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바이든 후보도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5일 이 지역을 방문해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당신(민주당 유권자들)이 (다) 이긴 거다"라고 지지를 독려했다.

힐러리 때보다 경합 주 지지율 격차 좁아져

2016년 10월 19일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마지막 대선 토론을 마치고 무대를 걸어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6년 10월 19일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와 마지막 대선 토론을 마치고 무대를 걸어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넉넉한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승패를 가를 경합 주에서는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15일 CNBC에 따르면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여론조사(1~14일 진행된 10개의 여론조사) 취합 결과, 6대 경합 주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4.9%포인트로 줄었다.

이는 2016년 같은 기간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보다도 좁혀진 수준이다. RCP에 따르면 2016년 10월 15일 기준 클린턴 후보는 6대 경합 주에서 5.4%포인트 앞서 있었다.

다만 RCP는 전국적으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1.7%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9.4% 포인트 앞섰다고 밝히며 현재까지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87%라고 예측했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예측한 '라스무센'도 지난 7~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격차가 5%포인트로 좁혀졌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 조사에서는 12%포인트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7%포인트를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여유 생겼나, 트럼프 "평화로운 정권 이양" 첫 언급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州) 잰슨빌 공항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유세 현장. 지지자들이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였다.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州) 잰슨빌 공항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유세 현장. 지지자들이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였다. [AFP=연합뉴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두 후보에게서도 미묘한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보다 여유로운 발언이 나오고, 바이든 캠프에서는 대선 이후를 대비하는 긴장 섞인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평화로운 정권 교체 언급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NBC 타운홀 미팅에서 '바이든이 승리하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인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그렇게 하겠다"고 처음으로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언급했다. 물론 '공정한 선거'를 강조하며 딴지를 걸 여지는 남겼다.

같은 날 바이든 측은 트럼프의 대선 불복 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들의 보도가 나왔다. 선거 결과에 대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조기 투표를 독려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할 경우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변호인단을 꾸렸다는 내용이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자 신승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음성 판정 이후 빡빡한 유세 일정을 소화 중이다. 바이든 후보는 캠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18일 대면 유세를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역 의식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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