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슬람 학부모가 교사 신상 공개, 그뒤 '충격의 참수'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참수된 채 발견된 중학교 교사의 신상이 며칠 전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부모가 해당 교사의 수업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온라인에 공개한 것이다. 프랑스 경찰은 이번 공격에 연루된 학부모와 지인 등 5명을 추가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참수당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이 모든 것, 단지 그것 때문에'라는 글로 커버를 장식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참수당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이 모든 것, 단지 그것 때문에'라는 글로 커버를 장식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프랑스 대테러 검찰청(PNAT)이 중학교 역사 교사 사뮤엘 프티(47) 참수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가족 4명 등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가족 외 추가로 체포된 5명 가운데는 학부모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사건 며칠 전부터 프티와 갈등을 빚었다.

프티는 이달 초 12~14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언론 자유에 관한 수업에서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보여줬다. 2015년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발행한 이 만평은 당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이어진 바 있다.

17일 프랑스에서 한 남성이 참수된 중학교 역사 교사를 추모하며 샤를리 에브도 매거진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7일 프랑스에서 한 남성이 참수된 중학교 역사 교사를 추모하며 샤를리 에브도 매거진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수업 전 프티는 이 만평이 이슬람교도 학생들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으니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된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슬람교를 믿는 일부 학부모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프티와 학교가 이슬람교와 무함마드를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의 아버지는 프티를 ‘폭력배’로 지칭하고, 그의 해고를 촉구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SNS에 올렸다. 사건 며칠 전에는 프티를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프티가 명예훼손으로 맞대응하자 학부모는 SNS에 프티의 이름과 학교 주소를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이블린주 콩플랑 생토노린 학교 인근에서 참수된 채 발견된 중학교 역사 교사를 추모하는 플래카드와 꽃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이블린주 콩플랑 생토노린 학교 인근에서 참수된 채 발견된 중학교 역사 교사를 추모하는 플래카드와 꽃이 놓여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 용의자로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체첸 출신의 18세 청년을 지목됐다. 이 청년은 6살 때부터 난민 신분으로 프랑스에 머물러왔다가 올해 공식적으로 거주 허가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 청년이 사건 발생 당일 오후 학교 근처에서 프티를 찾아다녔다고 증언했다. 또 사건 직후 현장에서 “알라는 위대하다”는 쿠란 구절을 외쳤다고 말했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그가 살해 직후 트위터에 범행 사진과 함께 “알라를 받들어 무함마드를 조롱한 마크롱의 강아지 중 하나를 처단했다”는 글을 썼다고 전했다. 이 청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저항하다가 현장에서 사살됐다.

다만 검찰은 프티의 신상을 공개한 학부모와 용의자가 사전에 알고 있던 사이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