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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로도 못막는 극초음속 둥펑-17…中, 대만 향해 배치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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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이 천안문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 중국 인민해방군]

중국이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이 천안문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 중국 인민해방군]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남동부해안의 미사일 기지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지난해 열병식서 처음 공개 #남중국해·대만해협·동북아가 공격 범위 #中 "사드 방어 어렵다" 주장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신예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이 지역에 배치했다"며 "둥펑-17 초음속 미사일이 수십 년 동안 이 지역에 배치된 구형 미사일인 둥펑-11과 둥펑-15를 점차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둥펑-17 공개 당시 "사드 방어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인 둥펑-17은 마하 10(시속 1만2240㎞)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활공비행체를 탑재했다. 최대 사거리는 2500㎞(1550마일)이다. 핵탄두를 탑재한 상태에서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둥펑-17은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공개 당시 중국 관영 언론은 "둥펑-17은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북아시아가 공격 범위"라고 밝히며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로도 방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제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지난해 1월 새로운 미사일 방어전략을 내놓고 지상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비로 2020년 회계연도에 10억 달러 이상을 책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기존 미사일보다 17배 빠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 중인 미사일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미사일 기지 두 배로 커져, 러시아 방공 시스템도 설치 

중국은 최근 수년간 동남부지역 미사일 시스템과 방공 능력을 강화해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동아시아 군사전문지 칸와 디펜스 리뷰(Kanwa Defense Review) 편집장 안드레이 창은 위성사진을 근거로 "푸젠(福建)성과 광둥(廣東)성의 모든 로켓 미사일여단이 완전 무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는특히 "동부와 남부 전장 사령부의 일부 미사일 기지는 최근 몇 년 동안 두배로 커졌다"며 "대만을 목표로 한 전쟁 준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SCMP에 말했다.

또 중국군이 대만 공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방공 시스템 S-400 트리움프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신형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은 최대 600㎞ 떨어진 곳에서 항공기는 물론 미사일과 드론까지 격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지난해 중국이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대만도 미국 신형 무기 대량 구매  

미공군이 2022년 개발 완료 예정인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 최대 음속 20배의 속도로 수천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하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사진 미 공군]

미공군이 2022년 개발 완료 예정인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 최대 음속 20배의 속도로 수천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하는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사진 미 공군]

대만도 미국에서 신형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 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슬램이알(SLAM-ER),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 하푼 대함미사일과 함께 MQ-9 리퍼 공격용 드론 등이 언급됐다.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자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주펑롄(朱鳳蓮)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4일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당랑거철(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기 힘은 못 헤아리고 강자에 맞섬)'에 비유하며 "(미국의 무기 판매는) 대만 민중에게 크나큰 재앙만을 가져올 것"이라고 논평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13일 상륙 작전을 맡는 광둥성 남부 해병대 기지를 방문해 '전쟁'을 언급하며 긴장을 끌어올렸다. 시 주석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하며 "전쟁에 대비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전쟁 발언' 다음날 미 해군 태평양사령부는 대만해협에 구축함을 파견하는 등 이 지역에서의 미·중 군사 갈등도 점점 고조되는 상태다.

이에 맞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이 올해 들어 세번 째로 남중국해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미 해군 태평양함대사령부가 15일 밝혔다.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존 매케인함도 지난 12일부터 남중국해 일대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의 가가함과 이카즈치함과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美 권력 이양기, 대만 침공 타이밍 될 수 있어"

미국 일각에서는 11월 대선 시간표에 맞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 해군차관을 지낸 세스 크롭시 허드슨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17일 의회 전문지 더힐에 '미국 선거일(11월 3일)이 대만에는 위기가, 중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이날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는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반대편에서 이의 제기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권력 이양 위기에 휩싸인 미국이 큰 힘의 갈등에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 하에 중국에 11월 3일보다 더 좋은 공격 순간은 없다고 전망했다.

앞서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과 퇴역 제독인 제임스 윈펠드도 지난 8월 해군대학 저널에 실은 글에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을 전후해 중국이 대만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새 대통령과 참모들의 의사 결정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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