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코나EV 리콜 시작 다음날 또 불…"배터리 전면교체 안해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전 중 불이 난 코나 전기차. 지난 17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 전기차(EV)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났다.연합뉴스

충전 중 불이 난 코나 전기차. 지난 17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 전기차(EV)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났다.연합뉴스

잇따른 화재로 리콜에 들어간 코나 일렉트릭(EV)에서 또 불이 났다. 지난 17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에서 급속충전 중이던 코나 EV 차량 뒷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최근 한 달여 기간 동안 일어난 세 번째 사고이며, 2018년 코나 EV 출시 이후 열네 번째에 해당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남양주 화재 차량이) 이미 리콜 조치를 한 차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 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 차량은 전소하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의 원인 조사가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는 불이 나면 폭발과 함께 전소하는 경우가 많아 화재 원인 규명이 어렵다. 앞서 국과수는 지난해 7~8월 일어난 2건의 코나 EV에 대해 "배터리팩 어셈블리(결합품) 내부의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는데, 이 차들은 전소하지 않은 경우였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6일부터 국내에서 팔린 2만5000여 대를 시작으로 글로벌 판매된 7만7000여 대에 대해 리콜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후에도 이상이 감지되면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16일 하루 동안 코나 EV 리콜은 약 1000대 정도 했다. 2만5000대를 다 하려면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콜을 시작하며 급한 불을 끄는 듯했지만, 다시 화재가 발생해 현대차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코나 EV 소유자 모임인 네이버 '전기차 동호회' 온라인 카페 등에선 "코나 EV 차량에 대한 배터리 전면 교체가 아닌 BMS 업데이트는 리콜이 아니다"는 불만이 나온다.

책임 소재를 두고 코나 EV에 배터리셀을 공급한 LG화학과 갈등을 빚을 여지도 있다. 앞서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코나 EV 화재 원인에 대해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나, LG화학은 "배터리셀 불량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최근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이하 NHTSA)은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쉐보레 볼트 EV 화재가 3건 보고됐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GM이 2017년부터 생산한 볼트 EV 7만8000대다. 이 배터리는 LG화학 충북 오창 공장과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제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에 리콜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며 "현대차·LG화학의 합동 조사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 감사를 통해 코나 EV의 안정성 문제를 제기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대차와 LG화학은 책임 소재에 매몰되지 말고, 현재까지 파악된 사항에 대해서라도 소상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