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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비 머신 박해민, 눈까지 날카로웠다

중앙일보

입력

삼성 외야수 박해민. [중앙포토]

삼성 외야수 박해민. [중앙포토]

'람보르미니' 박해민(30)은 자타공인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력을 지닌 외야수다. 뛰어난 판단력과 빠른 발로 수많은 타자를 울렸다. 그런 박해민이 이번엔 '눈'으로도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박해민은 17일 대전 한화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중견수로 출전했다. 박해민은 4-4 동점이던 8회 말 한화 공격 당시 1루 주자 이동훈이 임종찬의 안타 때 3루로 뛰는 걸 지켜봤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이동훈이 2루 베이스를 정확하게 밟지 않았다는 걸 귀띔했다. 투수 우규민은 2루로 던졌고, 김상수가 이를 받아 베이스터치했다. 심판은 삼성의 어필을 받아들여 아웃을 선언했다. 한화 벤치에서 항의를 했지만 누의 공과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 판정이 유지됐다.

1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허삼영 감독은 "덕아웃에선 2루를 밟았는지 안 밟았는지 보이지가 않는다. 다른 야수들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런데 심판과 박해민이 이걸 놓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박해민이 눈썰미가 좋다. 중견수 수비 위치에서 조금 앞쪽에 있었는데 그걸 발견했다. 신기하다"고 했다. 이어 "3루수 강한울이 봤다면 놀랍지 않았을텐데… 강한울을 등을 돌린 상태였다. 박해민의 타고난 센스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이 아웃카운트는 삼성의 패배를 막았다. 한화는 곧바로 김민하가 안타를 날렸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결국 점수를 올리지 못했고, 1차전은 4-4로 끝났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런앤히트 상황이라 이동훈이 타구 위치를 인지하고 뛰어야 했는데 소리로만 판단하다 실수를 했다. 살짝 베이스에 닿은 것 같은데 비디오 판독이 불가능한 항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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