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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골프장은 '풀부킹'…해외 막히면서 내수효과 3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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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골프장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한 골프장 모습. [중앙포토]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골프장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한 골프장 모습. [중앙포토]

“요즘 골프장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예요. 골프족의 20~30%는 늘 일본이나 동남아 등 해외로 나가서 쳤는데 그걸 못하니까 국내가 크게 붐비는 거죠.” (서울 논현동 A골프연습장 관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면서 국내 골프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골프는 야외 스포츠로서 실내 스포츠보다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인식되는데다 코로나19로 해외 골프족들의 발길이 국내에 묶인 것이 주된 요인이다.

코로나에 표정관리하는 골프장…방문객 20%↑

1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골프산업의 재발견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골프산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9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제약이 큰 해외 골프여행 수요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내수진작 경제적 효과가 최소 2조2000억원에서 최대 3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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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은 대한골프협회의 2017년 한국골프지표를 토대로 계산했을 때 현재 한국의 골프활동 인구는 약 515만명으로 이중 해외 골프 활동인구가 연간 최소 215만명에서 최대 220만명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 자체가 올 1월 251만3000명 수준에서 8월 8만9000명으로 무려 96.3% 줄었다.

반면 국내 골프장은 붐비고 있다. 골프예약 서비스업체인 엑스골프에 따르면 올 상반기(6월 셋째주까지 기준) 골프장 예약 건수는 19만800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7만5000건 대비 13.2%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3월 이후에도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했다. 골프 인구도 늘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올해 2~9월 전국 이동데이터 분석 결과 골프장 방문객수는 지난해보다 20%, 스크린골프장 방문객수는 46%나 늘었다.

골프산업 3년내 10조원 규모 성장

연구원은 해외 골프족들이 국내에 머물면서 일으키는 내수진작 경제적 효과가 최소 2조2000억원에서 최대 3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해외골프 활동 인구수에 이들이 1인당 평균 지출하는 금액인 101만~143만원을 곱한 결과다.

또 연구원은 골프장 운영업 기업들의 매출액 기준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4조5000억원, 골프연습장 운영업 시장 규모는 2조2000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2023년에는 국내 골프산업 규모가 총 9조2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국내 골프장 운영업에 대한 기업 간 인수합병(M&A)과 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1601억원 수준이었던 골프장 M&A 및 전략적 투자액 규모는 올해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거래 건수 역시 5건에서 11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거래된 스카이밸리CC는 약 3000억원, 골든베이CC는 2700억원, 아덴힐CC는 1501억원에 달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용정 선임연구원은 “골프장 운영업은 다른 스포츠나 서비스업 생산 대비 코로나19 충격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며 “국내 골프산업 발전은 여행수지 개선 효과, 고용·건설·유통 등 연관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며 지역경제와 내수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비 형태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고 ▶골프용품을 국산화하며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용품을 개발하는 등 “산업적 가치 창출과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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