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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도 TPO 따라 골라먹는다…온라인으로 옮겨간 ‘간식 전쟁’

중앙일보

입력

9월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바구니에 과자를 잔뜩 골라 담았다. 연합뉴스

9월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바구니에 과자를 잔뜩 골라 담았다. 연합뉴스

이제는 온라인 대전(大戰)이다. 제과업체들이 앞다퉈 온라인 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고 이커머스와 익일 배송 서비스가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TPO 따라…집에서, 선물로 인기 

오리온이 지난 5월 출시한 온라인 판매 전용 ‘오리온#간식이필요해’ 시리즈. 사진 오리온

오리온이 지난 5월 출시한 온라인 판매 전용 ‘오리온#간식이필요해’ 시리즈. 사진 오리온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이 확산하면서 집에서 즐기는 간식 수요가 많아진 데다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하기’의 인기는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 예전에는 단순히 판매처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간식 전쟁’이 온라인으로 아예 옮겨간 모양새다.

온라인 전용 상품은 소비자가 TPO(시간ㆍ장소ㆍ상황)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오리온이 지난 5월 출시한 온라인 판매 전용 ‘오리온#간식이필요해’ 시리즈는 이 공식을 따라간다. 초코파이와 마이구미 등 호불호가 없는 제품을 한 상자에 담은 ‘모두의 간식’을 비롯해 초코송이, 촉촉한 초코칩 등 디저트로 구성한 ‘초코가 필요해’, 포카칩과 꼬북칩, 오징어땅콩 등 대표 심심풀이용 스낵을 모은 ‘입이 심심해’ 등 3종이다. 이 시리즈는 출시 한 달 만에 2만5000세트 판매를 돌파한 후 지금까지 총 8만5000세트가 넘게 팔렸다. 추석 연휴가 있었던 지난 9월엔 지인들과 가볍게 주고받는 선물로 주목받으면서 매출이 전월보다 9% 늘기도 했다.

오리온이 15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출시한 온라인 판매 전용 ‘오리온#간식이필요해 할로윈 한정판’ 시리즈. 사진 오리온

오리온이 15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출시한 온라인 판매 전용 ‘오리온#간식이필요해 할로윈 한정판’ 시리즈. 사진 오리온

최근 또 다른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내놓은 ‘미쯔 대용량 팩’은 출시되자마자 동났다. 기존 ‘미쯔’의 8배 이상 용량인 이 제품은 지난 5월 오리온이 SNS에서 ‘미쯔 시리얼’이란 가상의 상품을 선보였다가 “신제품인 줄 알고 구매하러 다녔다”며 소비자들의 출시 요청이 쇄도하자 출시로 이어진 경우다. 미니사이즈 제품에 빙고놀이세트를 담은 ‘스마일 FUN 박스’에 이어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15일 ‘오리온#간식이필요해 할로윈 파티팩’ 한정판도 출시됐다.

기대 이상 반응에 물량 늘리고 시리즈 확대 

해태제과의 온라인 전용 과자 선물세트.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홈시어터족(族)을 겨냥한 ‘띵동 시네마인’(왼쪽)과 2030 직장인을 위한 ‘회사원의 서랍장’. 사진 크라운해태홀딩스

해태제과의 온라인 전용 과자 선물세트.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홈시어터족(族)을 겨냥한 ‘띵동 시네마인’(왼쪽)과 2030 직장인을 위한 ‘회사원의 서랍장’. 사진 크라운해태홀딩스

해태제과가 지난 7일 내놓은 온라인 전용 과자 선물세트(2종)도 TPO에 충실한 상품이다. ‘회사원의 서랍장’은 자사 온라인 매출을 분석해 서류보관함 모양의 패키지에 2030 직장인에게 인기 있는 오피스 간식 8가지(칼로리바란스, 자유시간, 연양갱 등)를 담았고, ‘띵동 시네마인’은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홈시어터 족(族)을 위해 휴대전화 거치대와 컵홀더로 변신하는 상자에 홈런볼, 에이스 등 대표제품 8가지로 구성했다. 이 시리즈는 초기 물량 9000박스가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렸다.

해태제과는 이번 세트 물량을 최대한 크게 늘리고 ‘서랍장’ 시리즈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이커머스 업체 2곳에서만 제품을 판매 중인데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이 시리즈 제품을 판매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회사원의 서랍장’에 이어 다이어터, 수험생 등을 위한 맞춤형 서랍장도 꾸준히 내놓을 예정이다.

이커머스 조직, 팀에서 부문으로 승격 

롯데제과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간식 구독 서비스 ‘월간과자’. 사진 롯데제과

롯데제과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간식 구독 서비스 ‘월간과자’. 사진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이커머스 전담 조직을 팀에서 부문으로 승격시키는 등 온라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월 롯데제과가 업계 최초로 내놓은 간식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는 최근들어 가장 주목받은 서비스 중 하나다. 매월 다르게 구성된 인기 과자를 상자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출시 직후 3시간 만에 완판(200명)됐다. 8월엔 라인업을 추가해 소확행팩(9900원)과 마니아팩(1만9800원)으로 늘린 가운데 2차 예약분(500명)도 6일 만에 모집을 마쳤다. 지난 6월 선보인 과자 선물세트 ‘간식자판기’ 3종(오리지널ㆍ달콤ㆍ짭짤)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먼저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자는 보통 계획해서 사기보다는 마트에서 눈에 보이면 고르는 대표적인 ‘저관여’ 상품이었는데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온라인 판매량이 예전의 수십 배 수준이 됐다”며 “1만~2만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에 맛과 재미를 갖춘 선물로도 인기가 좋아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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