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잎꿩의비름을 만났습니다.
이 친구는 우리나라 3대 바위 꽃 중 하나입니다.
동강할미꽃, 분홍장구채와 마찬가지로
바위에 터 잡고 삽니다.
분홍색이 아주 선명하고,
꽃 하나하나가 별 모양입니다.
뭉쳐 핀 꽃들을 보면
옹기종기 별이 모여 있는 것만 같습니다.
조영학 작가가 들려주는 둥근잎꿩의비름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꿩의비름 중에서 제일 귀한 게 둥근잎꿩의비름입니다.
색깔이 제일 강하기도 하고요.
주로 바위에 피고,
줄기가 아래쪽으로 늘어지며
기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딴 꽃에 비해서 이렇게 늘어지니까
꽃보다 오히려 잎이 더 이쁘다는 소리도 많이 들어요.
잎이 동글동글한 게 연잎 같기도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위 꽃 3종 세트가 다 멸종위기종이었는데
이 친구는 복원에 성공했고,
더는 남획의 위험도 사라져
지금은 멸종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원래 이 친구는 청송 주왕산이나
포항 내연산에서 삽니다.
그래서 주왕산의 깃대종이 둥근잎꿩의비름입니다.
실제로 주왕산에서도 복원을 위해
올해 둥근잎꿩의비름을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은 여기는 주왕산도 아니고 내연산도 아닙니다.
바위가 있는 적합한 자연에
복원을 위해 심은 둥근잎꿩의비름입니다.
복원 중인 이 친구의 위치를 공개하면
혹여나 손 탈까 하여 위치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자연에서 핀 게 아니라 사람이 심은 것이니
자연산이 아니라는 주장도 더러 있나 봅니다.
이런 주장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조영학 작가가
특별히 당부했습니다.
" 아무리 식재된 둥근잎꿩의비름이라도
자생지 혹은 비슷한 환경에 심어 스스로 잘 살게끔 한 겁니다.
앞으로 10년 20년 지나면 자연산과 마찬가지인 겁니다.
사실 이렇게라도 복원하는 게 중요한 겁니다."
그 꽃들에 벌이 찾아와 꿀을 따느라 여념 없습니다.
가을볕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벌이 꿀 따느라 무척 분주합니다.
꽃에 온 벌과 나비를 함께 찍기에
다할 나위 없는 시절입니다.
벌과 나비가 꿀 따느라 바쁘니
카메라는 안중에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모델이 됩니다.
꽃만 찍는 것보다 벌과 나비를 함께 찍으면
꽃의 생동감이 도드라지니 어우러지게 찍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