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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피랍자, 석방되자 눈시울 붉히며 ‘50일 휴가 다녀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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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해상 피랍 한국인 선원 2명 석방.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해상 피랍 한국인 선원 2명 석방. 연합뉴스

지난 8월 아프리카 토고 인근 해상에서 나이지리아 해적으로 추정되는 단체에 납치됐다가 피랍 50일 만에 풀려난 한국인 선원 2명이 모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주 건강한 상태”라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선원들을 현장에서 챙긴 이인태 주나이지리아 대사는 이날 풀려난 한국인 2명은 전날 밤 나이지리아 주재 한국 대사관에 도착해 안전 가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 대사는 “어젯밤 도착해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한국 음식을 같이 먹었다”며 “급하게 김치찌개와 라면을 준비해 대접했다. 맥주도 한 잔 드렸다”고 신문을 통해 말했다.

이 대사는 “선원 2명 중 1명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50일간의 휴가를 다녀왔네요’라는 말도 했다”며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선원은 대사관에 올 때만 해도 표정이 어두웠는데, 식사를 하고 잠을 한숨 자고 나서인지 오늘 오전에 보니 얼굴이 밝아져 있었다”고 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오전 4시 30분쯤(현지시간 16일 오후 8시30분쯤) 무사 석방됐다”고 밝혔다. 풀려난 선원들은 주나이지리아 대사관이 마련한 장소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비행편이 확보되는 대로 원래 살고 있던 가나로 돌아갈 예정이다.

지난 8월 28일 오전 토고 로메항에서 남쪽으로 약 200㎞ 떨어진 해역에서 참치 조업 중이던 가나 국적 어선 500t급 AP703호가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이 어선에 한국인 선원 2명과 가나 현지 선원 48명이 타고 있었다. 무장 세력은 한국인 선원 2명만 다른 선박으로 옮겨 태운 뒤 나이지리아 쪽으로 도주했다고 한다.

외교부는 사건을 인지한 후 즉각 본부 및 현지 공관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대책반을 각각 설치해 24시간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외교부는 납치 단체와의 직접 협상 불가 원칙에 따라 선사 측과 소통하며 사건 관계국인 가나·나이지리아 정부와도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며 피랍 선원 석방을 위해 노력해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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