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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쏘카, 코로나ㆍ타다금지법 뚫고 ‘1조 유니콘’…주목할 이유 셋

중앙일보

입력

쏘카가 600억원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고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사진 쏘카

쏘카가 600억원 투자를 추가로 유치하고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사진 쏘카

코로나19를 뚫고 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나왔다. 주인공은 타다·쏘카 운영사인 차량공유 업체 쏘카. 쏘카의 유니콘 등극이 코로나 시대의 공유경제 및 국내 모빌리티 산업에 의미하는 바에, 관심이 쏠린다.

무슨 일이야

16일 쏘카는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서 쏘카는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 쏘카의 대형 투자 유치는 8개월 만이다. 지난 2월에는 LB프라이빗에쿼티(PE)·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5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까지 투자받은 누적 금액은 약 3300억원.
· 국내 12번째 유니콘의 탄생이다. 지난해 12월 제약업체 에이프로젠이 11호 유니콘으로 등재된 후 10개월 만이다.

이게 왜 중요해

· 쏘카는 국내 모빌리티 업계의 첫 유니콘 기업이다. 이제까지는 온라인 상거래(쿠팡ㆍ무신사ㆍ위메프), 뷰티(엘앤피코스메틱ㆍGP클럽), 게임(크래프톤), 제약(에이프로젠) 등 분야에서 나왔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생활에 변화가 생긴 후 처음 나온 유니콘 기업이다. 공유경제 분야에서 유니콘이 나온 것도 국내에선 처음이다.

① 코로나 시대의 공유경제

올해 1월 말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자, 차량ㆍ숙박 공유업체가 타격을 크게 입었다. 타인과 접촉을 꺼리는 시대에 공유경제가 살아남겠느냐는 근본적 회의가 제기됐다. 그러나 점차 실적이 회복되고 투자도 다시 살아나는 추세다.
· 세계 최대 승차 공유 업체 우버는 지난 5월 인력의 25%를 감원했다. 2분기 차량공유 매출이 전년의 4분의1 토막이 났기 때문. 그러나 음식 배달 매출이 2배로 뛰었다.
·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얀덱스는 지난달 1억5000만 달러(약 1720억원)를 추가 투자해, 얀덱스-우버의 차량공유 합작사인 MLU의 일부 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자사 지분을 늘렸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차량공유 이용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자율주행 등 사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 쏘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장기대여와 차량구독 이용이 늘었다. 차를 월 단위(1~36개월)로 빌려쓰는 ‘쏘카플랜’은 3월 계약 건수가 전월보다 143% 늘었고,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이 시작된 8월엔 계약률이 2배가 됐다.
· 쏘카가 조사한 소비자의 장기간 이용 목적 1위는 ‘출퇴근’(45.4%). 일상에 차량공유가 들어온단 의미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도 호재였다.

② ‘타다금지법’이 전화위복?

지난 3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 통과 후 쏘카 자회사인 VCNC는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접었다. 회사에는 초대형 악재였지만 규제로 인한 사업 불확실성이 사라진 측면도 있다.
· 타다 베이직 종료로 쏘카와 택시업계의 갈등 요소가 사라졌다. 타다는 기존 택시 사업자와 연계해 가맹 택시 사업도 한다. 운영 중인 준고급 택시 ‘타다 프리미엄’에 이어,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 쏘카는 타다 베이직에 사용하던 카니발 차량 중 100대를 지난 6월 쏘카·타다 앱에서 특별 판매했다. 90분 만에 다 팔렸다. 자사 앱의 ‘중고차 판매 플랫폼’ 가능성을 확인한 쏘카는 중고차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타다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의 핵심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이 오는 11일부터 영업을 중단함으로써 타다 베이직에 투입됐던 11인승 카니발 차량 1천500대가 매각될 예정이다. 이른 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차고지에 타다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승차 공유 플랫폼 타다의 핵심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이 오는 11일부터 영업을 중단함으로써 타다 베이직에 투입됐던 11인승 카니발 차량 1천500대가 매각될 예정이다. 이른 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③ 한국, ‘모빌리티의 무덤’ 오명 벗나

그간 국내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몸집 확장은 쉽지 않았다. 정치권은 기존 운송업계와 갈등을 중재하지 못했고, 규제 개선은 느렸다. 이번 쏘카의 유니콘 등극이 모빌리티 산업 대형화의 시초가 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 2019년에는 출퇴근 시간 외 카풀 금지법, 올해에는 ‘기사 포함 렌터카 호출’ 금지법이 통과됐다. 지난해엔 카카오가 카풀 사업을 접었고, 올해엔 타다가 베이직을 접었다.
· 그 사이 국내 큰 손은 해외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향했다. 현대차·SK·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이 동남아 모빌리티 업체 그랩에 투자한 금액이 1조원가량이다.
·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가능성은 여전하다. 15일에는 SK텔레콤이 T맵 사업부를 분사해 T맵모빌리티를 설립하고, 우버와 합작해 차량호출 벤처도 차린다고 발표했다. 우버는 두 회사에 총 1억5000만 달러(약 1730억원)를 투자한다.

지난 2018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앤서니 탄 그랩 창업자. 사진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

지난 2018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앤서니 탄 그랩 창업자. 사진 블룸버그 뉴이코노미포럼

앞으로는 어떨까

'모빌리티 종합 플랫폼'을 둘러싼 큰 싸움이 예고됐다. 몸집을 불리는 중에 실적도 챙겨야 한다.
·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바일 앱(카카오T) 하나로 택시·대리기사·자전거·주차·셔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타다 역시 연내 대리기사·가맹택시 서비스를 출시하며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향한다.
· 카카오-쏘카-SKT 3개사의 경쟁 구도로 보이지만, SK는 쏘카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SK는 양사의 합작사인 쏘카말레이시아의 지분 29%를 지난달 쏘카로부터 150억원에 추가 인수하기도 했다.
· 유니콘 등재 자체가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내 3호 유니콘이었던 옐로모바일은 2018년 이후 두 차례나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으며 추락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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