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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다시 훌쩍 100만명…50대 정규직마저 위태롭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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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호 10면

16일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창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16일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창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올해 9월 일자리가 1년 전과 비교해 40만개 가까이 사라졌다. 실업자는 100만 명을 다시 넘어섰고, 아예 일하기를 포기하는 사람(비경제활동인구)도 크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충격 영향이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고용 쇼크 #상용직 늘었지만 20년 만에 최저 #명예퇴직·정리해고 본격화 징후 #정부, 공공일자리 30만 개 만들고 #8대 소비쿠폰 등 대책 마련 분주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취업자 수는 2701만2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9만2000명 줄었다. 사라진 일자리 수는 지난 5월(-39만2000명) 이후 최대다. 8월 80만 명대로 내려왔던 실업자 수는 9월 다시 100만 명대로 올라섰다. 9월 실업률도 3.6%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실업자는 20·30·40대 등 모든 연령계층에서 늘어 전년 동월 대비 11만6000명 증가했다”면서 “비경제활동인구는 재학·수강 등에서 감소했으나 쉬었음, 가사 등에서 53만2000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1차 확산한 올 3~4월엔 비경제활동인구만 늘었을 뿐 실업자는 감소세였다. 가게나 회사가 문을 닫은 김에 육아·가사·공부 등을 이유로 일을 잠시 쉬는 사람이 많아서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실업 상태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해도 취직에 실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9월 상용 근로자 수는 늘긴 했지만 소폭(9만6000명)에 그쳤다. 매해 9월을 기준으로 1999년(-17만 명) 이후 20여년 만에 최저 수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코로나19 1차 확산 때인 8월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20만~30만 명대 증가폭을 유지했던 상용직 일자리다. 코로나19 충격이 임시·일용직, 자영업자를 거쳐 이제 정규 일자리로까지 번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정 국장은 “연령대로 보면 그동안 상용직 증가를 견인했던 50대에서 증가폭이 축소된 영향이 주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50대를 타깃으로 한 명예퇴직·정리해고가 본격화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고용시장이 ‘티핑 포인트(급변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한다. 조 교수는 “9월을 기점으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동반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고용·경제난이 임계치를 넘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징후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4차 추가경정예산으로 마련한 긴급 고용안정패키지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며 “특히 소득이 감소한 법인택시 기사,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프리랜서 등 2차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신규 대상자 등에 대한 지원을 11월 중 모두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부문 일자리를 연말까지 30만개 이상 추가로 만들어 민간 부문 일자리 감소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8대 소비쿠폰 정책 재개를 방역당국과 협의해 추진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한 이후 보인 소비 반등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다. 소비쿠폰 지급 재개와 함께 각종 세일·관광 관련 행사도 다시 열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숙박·관광·공연·영화·전시·체육·외식·농수산물 등 8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쿠폰 지급 정책을 시행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지급을 중단했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방역당국과 협의해 가까운 시일 안에 확정활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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