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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서 무력 강조한 북 "국방력 다지는 길 멈추지 않을 것"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대대적인 열병식을 펼친 북한이 유엔총회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 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북 외무성에 따르면 북한 대표단 단장은 지난 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남한의 적대행위가 노골화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군사력을 증강할 수밖에 없다"고 연설했다.

북한 단장은 "올해 조선반도(한반도)의 남반부에서는 대유행 전염병 확산의 와중에도 도발적인 합동군사연습들이 벌어지고 외부로부터 최신 무장 장비들이 부단히 반입되는 등 평화를 위협하는 적대 행위들이 노골화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열린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으로부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등을 도입한 것에 대한 발언이다.

이어 "현 정세 하에서 국가의 안전과 발전을 수호하기 위한 근본 담보는 강력한 자위적 국방력"이라며 "우리는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형태의 고강도 압박과 군사적 위협·공갈에도 끄떡없이 우리 자신을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는 자위적 억제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 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이 지난해 8월 러시아와의 핵 개발 경쟁 등을 막기 위해 활용해온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것과 미국과 러시아 간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이 내년 2월이면 만료되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북한 대사는 "핵 군축을 위한 법률적 장치들이 점차 제거되고 군사 활동의 호상(상호) 감시 체계가 결여된 것으로 하여 오판과 착오로 인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은 더욱 높아졌다"며 "핵 군축이 실현되자면 핵무기를 제일 많이 보유한 핵보유국들부터 그 철폐에 앞장서야 하며 자기 영토 밖에 배비(배치)한 핵무기들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측 단장은 일본이 군사 대국화를 꾀해 주변국을 불안하게 한다면서 "새로운 냉전을 불러오고 군비 경쟁을 유발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이번 회의에서 연설한 북한 대표단장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라국철 일본연구소 연구원 명의로 '위험천만한 무력증강책동' 제목의 글을 따로 게시해 일본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일본 방위성이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비인 5조4천898억엔(약 60조8천억원)을 책정한 것을 두고 "세계적 범위에서 군사적 패권을 쥐자는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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