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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보니 국민 마음 알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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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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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현재 전세로 거주 중인 서울 마포구 아파트 집주인으로부터 자신이 직접 살겠다며 집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졸지에 ‘전세 난민’ 처지가 됐는데, 팔기 위해 내놓은 경기 의왕시의 아파트도 ‘임대차 3법’으로 매각 무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집을 비워주기로 했던 세입자가 입장을 바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임대차 3법’을 주도한 홍 부총리에 자승자박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기존 임차인은 주거 안정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월세 살아보세요”

“월세 사는 게 뭐가 문젠지 잘 모르겠단 분들이니 이번 기회에 월세 좀 살아보세요.”

“그래도 본인은 월세라도 살면 되잖아. 집 없고 돈 없어 전세 못 구하는 국민이 문제지.”

“서민들의 주거 문제를 탁상정책으로 했지? 한번 당해봐. 집주인 참 잘하셨어요. 사이다네.”

“본인이 직접 만든 정책을 몸소 체험해보시고, 그런 정책이 일반 국민에게 어찌 다가올 것인지, 그런 정책을 꺼낸 현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겠는지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제야 국민의 마음을 알겠지? 겪어봐야 아픔을 아는구나.”

“부메랑 제대로 맞았네. 삶의 현장을 체험해보니 어떤가?”

“자기 발등인 줄도 모르고 찍었네. 그러게 왜 사유재산을 맘대로 침해하냐.”

#“주거 안정? 유체이탈했나?”

“임대차 3법에 집주인, 세입자 양쪽 피해를 몸소 경험하시는 솔선수범 공무원. 그래도 여전히 부동산 안정화 추세라고 딴소리하시겠죠? 전형적인 유체이탈.”

“‘매매시장이 안정되었다’는 말은 2배 이상 오르고 계속 오르고 있다는 뜻이지요? 자의적인 해석, 기가 막혀.”

“집값 안정이라고 거짓말 또 거짓말. 위선 정권을 규탄한다.”

“당장 2년은 한숨 돌렸겠지. 그런데 무조건 나가야 하는 2년 후는?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올라있고 물량도 없을 건데.”

e글중심지기=이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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