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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이용요금 인상에 골퍼들 뿔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골프장 갑질을 고발한 국민청원 글에 골퍼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청와대]

골프장 갑질을 고발한 국민청원 글에 골퍼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청와대]

‘골프장의 갑질을 널리 알려주세요.’

그린피·캐디피 등 줄줄이 오르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발글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대학 동문 골프모임의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을 올린 회원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골프장의 폭리를 막아달라’는 글도 함께 소개했다. 그는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기기 위해 주위 참여를 촉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은 회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다른 골프 커뮤니티로 퍼져나갔다. 국민청원이 올라온 지 나흘 만에 동의 인원은 7800명을 넘어 섰다.

전국 대부분의 골프장이 최근 그린피, 캐디피, 카트 비용 등 각종 이용료를 인상하면서 골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국내 골프장이 호황을 맞은 상황에서 이용료 인상이 이어지자 골퍼들의 불만은 최고조다.

코로나 19 이후 골프장 이용 요금은 크게 오른 게 사실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월 대중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14만1000원으로 2018년 5월 12만3000원 대비 14.9%가 올랐다. 주말 그린피는 18만8000원으로 9.4% 상승했다. 팀당 캐디피는 12만8000원으로 6.4%, 카트 이용료도 8만6000원으로 7% 인상됐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부터 캐디에게도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캐디피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골프 이용요금이 가파르게 오름에 따라 골퍼들의 원성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티칭 프로 B씨(47)는 “코로나 19 특수가 끝나면 폭리를 취한 골프장은 철퇴를 맞을 것”이라고 했다. 골프용품 브랜드의 C대표(68)는 “내년부터는 캐디를 쓰지 않는 셀프 플레이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빠르게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셀프 플레이에 대한 필요성은 골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JTBC골프매거진 10월호가 골퍼 6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99.3%가 ‘가능하다면 셀프 플레이를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비용이 부담되는데다 캐디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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