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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한다" 정경심 재판서 조국 때린 檢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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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하늘이 안보였다고 합니다"

"하드 교체, 조국 일부러 방 안들어온 것 같아" 진술 공개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32회 속행공판. 검찰은 정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를 드러내는 수십개의 증거를 제시하며 공범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함께 질타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자택의 하드디스크 교체를 몰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란 표현까지 사용했다.

"조국, 일부러 서재에 안들어온 것 같아" 

검찰은 조국 부부의 자산을 관리했던 김경록PB가 조 전 장관 자택 서재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해 준 사실을 언급하며 "조 전 장관이 (당시) 일부러 서재에 안들어온 것도 같다. 서재가 궁금할 텐데 한번도 안와본 게 이상하다. 한집에 있었는데 몰랐을까요"라는 취지의 김경록씨 진술도 공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잔달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잔달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은 당시 수사 대상이던 조 전 장관이 자택에 함께 있던 김씨에게 "집사람을 도와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악수한 뒤 서재 옆방인 침실로 들어갔다며 "정 교수도, 조 전 장관의 아들도 김씨가 하드디스크를 교체 중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조 전 장관만 몰랐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자택에 도착하기 전, 정 교수가 누군가와 통화하며 하드디스크 교체를 언급했다며 그 상대방 역시 조 전 장관이라 주장했다. 이는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모두 강력히 부인하는 내용들이다.

'거짓말' 강조하며 조국 부부 비판한 檢 

이날 재판의 피고인은 정교수 뿐이었지만(조 전 장관 사건은 다른 재판부에 배당)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앞에 선 피곤인인 양 계속해 조 전 장관의 이름을 언급하며 '거짓말'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한 공판 검사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만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이 지난해 9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해 개회식을 마친 후 이동하던 모습.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이 지난해 9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해 개회식을 마친 후 이동하던 모습. [뉴스1]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딸인 조민씨가 대학과 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스펙 대부분이 허위라며 그 허위 스펙을 만드는 데 조국 부부가 함께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한 조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호텔 허위 인턴 등에 조 전 장관이 깊게 관여했다며 과거 "자녀 교육에 무관심했다"고 주장한 조 전 장관이 입시비리 혐의에서 발뺌을 하고 있단 주장도 펼쳤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를 증명하려 프린터기를 가져와 표창장 위조를 재연해 직접 출력하기도 했다. 검찰은 "30초도 걸리지 않는다"며 "직접 해보니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정 교수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동양대 갔다는 날 카드는 방배동에서 써" 

검찰은 조민씨의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 "조씨가 조사 당시 동양대가 있는 영주로 내려가 튜터 활동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하지만 동양대 강의가 있던 날에 조씨는 부산에서, 또 집 근처인 방배동에서 카드를 결제했다"고 관련 증거도 공개했다.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피고인신문을 제외한 모든 증인신문을 마친 정 교수의 재판에선 이날 검찰의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서증조사란 검찰과 변호인이 확보한 증거를 법정에서 공개하고 재판부에 제출하는 절차다. 다음 공판 기일에선 정 교수 측의 서증조사가 진행된다. 정 교수에게 유리한 증거와 진술들이 공개된다는 뜻이다.

정 교수 변호인단은 이날 제기된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정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한 증거를 위법하게 수집했다는 주장도 하고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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