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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수해복구 현장 찾는 김정은 "날림식 건설 말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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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 연속으로 함경남도 수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전날 김 위원장의 함남 검덕지구 방문 소식에 이어 15일엔 신포와 홍원지구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시와 홍원군을 비롯한 동해지구 수해복구 건설장을 방문해 건설사업을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전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시와 홍원군을 비롯한 동해지구 수해복구 건설장을 방문해 건설사업을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전했다. [뉴스1]

이 지역들은 지난달 연이어 한반도에 피해를 준 태풍과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곳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0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뒤 이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방문한 신포 지역에는 북한의 잠수함 건조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비공개로 잠수함 관련 시설을 찾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 매체 "함남 자연재해 복구 현장 방문" #살림집 건설 독려하면서도 부실공사 경계 #원산관광지, 평양병원 건설 등 연거푸 차질 #"부족한 경제성과에 직접 주민 독려 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여름 태풍피해를 입은 대표적 광물생산지인 함경남도 검덕지구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여름 태풍피해를 입은 대표적 광물생산지인 함경남도 검덕지구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연과 아연 산지인 검덕을 방문해선 살림집(주택) 2만 5000채 건립을 독려하고, 신포와 홍원지구에선 “날림식(부실) 건설을 엄히 다룰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평양에서 대규모 인원 이곳으로 파견해 피해 복구에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데, 자칫 부실공사로 2015년 평양에서 발생했던 아파트 붕괴사고가 재연될까 우려감을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4월 집권 후 첫 공개연설에서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지난해엔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으로 당 창건 75주년을 맞이하자고 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자연재해 등으로 차질이 생겼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에서 “면목이 없다”라거나 “미안하다”고 되풀이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각종 기념일을 기해 대규모 건설 공사를 완공해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 역시 평양종합병원을 건설하고 있지만, 아직 완공됐다는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당 창건 기념일까지 완공할 것을 주문했다. 골조 및 외장 공사는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내부 공사와 의료기기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 북한은 태양절)까지 원산갈마해양지구 관광지 조성을 지시했지만, 북한은 준공식을 하지 못했다. 이 역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물품 반입과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 연구교수는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한 곳에는 각종 원자재가 집중적으로 지원된다”며 “내년 당 대회를 앞두고 본인이 직접 뛰는 모습을 보여줘 주민들을 살피고, 또 분발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두 달 동안 모습을 감췄다 지난 2일 등장했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 동행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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