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미 대선이라는 미국 정가의 큰 변화 시점을 이용해 무력으로 대만 통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행동을 잇달아 보여 주목을 끈다. 지난 10일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중국 제73집단군의 훈련 상황을 방영했다.
대만 공격의 선봉이라 불리는 중국 제73집단군 #수륙양용 장갑차와 헬기 동원 상륙작전 훈련 #중국 CCTV, 대만 간첩단 사건 3일 연속 보도 #무력사용 전 중국 여론 모은다는 분석 낳아 #시진핑 주석도 13일 해병대 시찰
중국 인민해방군 제73집단군은 동부전구(東部戰區) 소속으로, 동부전구 산하 육군 중 유일하게 대만해협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부대다.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에 주둔하며 유사시 대만 공격의 선봉에 설 부대로 꼽힌다.
CCTV에 따르면 제73집단군의 훈련 초점은 상륙작전에 맞춰졌다. 수륙양용 장갑차를 이용한 상륙작전 훈련을 벌였고 공중에선 헬리콥터가 적의 후방에 낙하산 부대를 투하하는 훈련을 했다. 대만 상륙작전을 상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73집단군의 전신은 해방군 제31집단군으로, 이 부대는 과거 푸젠성 앞바다에 있는 대만의 진먼(金門)과 마쭈(馬祖) 두 섬에 대한 포격을 79년까지 했다. 95년부터는 대만 상륙을 상정한 다양한 대규모 훈련을 벌이고 있다.
CCTV는 이어 11일부터 13일까지 저녁 7시의 메인 뉴스 이후 프로그램 ‘초점방담(焦點訪談)’에서 대만 간첩 사건을 연속으로 3일간 다뤘다. 대만 간첩정보기구의 침투 활동을 파악해 수백 건의 간첩 사건을 파헤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대대적인 대만 간첩단 사건 보도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전에 중국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13일 보도했다.
둬웨이는 일각에선 대만 간첩 일망타진 보도가 중국의 무력에 의한 대만 통일 또는 양안 개전(開戰)을 앞둔 전주곡이라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중국 해병대를 시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 인근의 중국 해병대를 시찰하면서 “모든 생각과 힘을 전쟁 준비에 두라”고 지시했다. 해병대는 상륙작전 등 특수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부대여서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를 앞둔 게 아니냐는 말을 낳고 있다.
현재 미국에선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 해군 차관을 지낸 세스크롭시 허드슨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중국엔 (미 대선일인) 11월 3일보다 더 좋은 (대만) 공격 순간이 없다”고 말했다.
또 퇴역 장군인 제임스 윈펠드와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출신인 마이클 모렐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1월 19일부터 21일 사이에 대만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