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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공항철도, 정부지원금 줄었다지만...한해 평균 3000억 훌쩍

중앙일보

입력

공항철도 개통 후 정부지원금이 3조 2000억원에 달한다. [연합뉴스]

공항철도 개통 후 정부지원금이 3조 2000억원에 달한다. [연합뉴스]

 최근 5년간(2015~2020년) 인천공항철도에 투입된 정부 지원금이 한 해 평균 3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승객이 크게 줄어 지원금이 사상 최대인 3400억원 대에 이를 전망이다.

개통 후 지원금 3조 2000억 달해 #민자투자비 3조 110억 이미 넘어 #MRG 없앴지만 지원금 줄지 않아 #"민자사업 수요추정 더 정밀해야"

 국토교통부가 15일 국회 송석준 의원실(국민의 힘)에 제출한 '공항철도 연도별 정부 지원금 현황'에 따르면 공항철도 개항 이후 올해(추정치 포함)까지 지원한 돈은 3조 2000억원에 달한다. 2007년 개통한 공항철도 건설에 투입된 민간투자비 3조 110억원을 이미 넘어서는 금액이다.

 특히 기존에 논란이 됐던 '최소 운영수입 보장방식(MRGㆍminimum revenue guarantee)’ 대신 2015년에 '비용 보전방식(SCS·standard cost support)'으로 구조를 바꿨지만, 이후에 정부 지원금이 매년 3000억원으로 이상으로 더 증가했다.

 MRG는 협약에 있는 예상 수입의 일정 수준에 못 미칠 경우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공항철도는 개통 직후부터 수요 부족에 시달렸기 때문에 정부가 메워줘야 할 지원금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문제가 생겼다.

 이 때문에 협약 수입 대신 총수입이 필수 운영 비용(차량 운영비+ 인건비+차입금 원리금 상환 등)에 못 미칠 경우 부족분을 정부가 대주는 SCS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애초 MRG 방식이었다면 향후 운영보장기간까지15조원가량 지원이 필요하지만, SCS 방식에선 7조원이 절감된 8조원 정도만 지원하면 된다"고 밝혔다.

 [자료: 국회 송석준 의원실]  * 2020년은 추정치

[자료: 국회 송석준 의원실] * 2020년은 추정치

 하지만 SCS 시행 직후인 2016년에 정부 지원금이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금액이 커지기 시작했다. MRG 시절 지원금 중 최대 액수는 2013년의 2959억원이었다.

 이처럼 SCS 방식에서 정부 지원금이 예상보다 많아진 건 들어오는 수입보다 나가야 할 비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SCS 방식에선 공항철도의 수입은 전액 정부가 관리하는 대신 한해 공항철도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산정해 다시 공항철도에 지급하게 된다.

 이때 수입이 비용보다 많으면 그 차액을 정부가 환수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 환수는 이뤄진 적이 없다. 무엇보다 공항철도 요금이 애초 개통 때보다도더 할인된 채 운영되는 데다 수도권 통합환승할인까지 적용되면서 수입은 더 줄어들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 전문가는 "환승할인 없이 당초 책정한 요금을 제대로 받았다면 수입은 지금보다 꽤 높아져 정부 지원금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수입이 제한된 상태에선 정부 부담만 늘어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승객까지 줄어들어 올 9월까지 하루 평균 18만명에 그쳤다. 지난해 일일 평균 26만명의 70%에 그치는 수준이다. 또 애초 공항철도 실시협약 당시 예측했던 일일 수요(79만명)와 비교하면 22.8%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가져갈 경우 정부 지원금 부담이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송석준 의원은 "외국 사례를 봐도 공항철도 자체는 필요한 시설이지만 그 건설과 운영 방식에서 문제가 노출된 것"이라며 "향후 민자사업에서 수요추정 등을 보다 정밀하게 해 추후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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