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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와 4인용 식탁 앉았다면···가장 위험한 자리는 어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인용 식탁에 네 명이 앉아 대화 중이다. 이 중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다. 나머지 자리에 앉은 3명 중 전염될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은 누굴까.

옆자리로 튄 침방울, 앞자리의 5배 #대각선 방향은 앞자리의 4분의 1 #페이스실드, 칸막이 적극 활용해야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고베대 연구팀 등이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가 4인용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눌 경우의 침방울 확산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감염 위험은 감염자(동그라미 표시) 옆자리가 가장 높고, 그다음이 앞자리, 대각선 방향 앞자리 순으로 나타났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고베대 연구팀 등이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가 4인용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눌 경우의 침방울 확산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감염 위험은 감염자(동그라미 표시) 옆자리가 가장 높고, 그다음이 앞자리, 대각선 방향 앞자리 순으로 나타났다. [교도=연합뉴스]

14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립 이화학연구소와 고베(神戶)대 연구팀 등이 세계 최고의 연산 속도를 자랑하는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를 활용해 대화시 비말(침방울) 확산 상황을 예측했다.

4인 테이블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감염 위험은 감염자의 옆자리가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앞자리, 대각선 방향 앞자리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본 식당에 주로 놓여있는 가로 120㎝, 세로 60㎝의 표준형 테이블에 4명이 앉아 대화하는 상황을 상정했다. 네 명 다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감염자는 정면, 옆자리 방향, 대각선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각 1분씩 대화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산된 비말의 양을 계산한 결과, 앞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튄 침방울의 양을 1로 잡았을 때 옆자리로 튄 침방울의 양은 5로 다섯배 많았다.

대각선 방향 앞자리의 사람에게 닿는 침방울은 앞자리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즉 옆자리의 감염 위험은 대각선 방향 앞자리의 20배나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페이스실드(얼굴 가리개)나 칸막이 등을 활용하는 것이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습도와 비밀 확산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 습도 30%에서 대화할 때 테이블 맞은편으로 날아간 비말의 양은 습도 60%일 때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습도가 낮을수록 비말이 가벼워져 멀리 날아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공기가 건조한 겨울엔 실내 습도를 높이는 것이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후가쿠'는 이화학연구소와 전자업체 후지쓰(富士通)가 공동 개발한 슈퍼컴퓨터로, 지난 6월 발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계산속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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