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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등 교육도 양극화…서울서 영어유치원·사립초 졸업하면 최대 1억 들어

중앙일보

입력

유치원생들이 등원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유치원생들이 등원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서울에서 유아 대상 영어학원, 이른바 '영어유치원'을 나와 사립초등학교를 졸업할 경우 8년간 평균 8730만원, 최대 1억38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초등 교육부터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서울시교육청의 학원·교습소 등록정보와 학교정보 포털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걱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에 있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총 288곳이다. 강남·서초 지역에 84곳이 있으며 강동·송파 지역(52곳), 강서·양천 지역(25곳) 순으로 많았다. 2009년 66곳이었던 유아 대상 영어학원 수가 10년 새 4배로 늘어났다.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받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받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이들 학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106만5000원으로 1년에 1278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학원은 대치·서초·압구정에 있는 곳으로 월평균 교습비가 224만원, 연간 2692만원 수준이다. 사걱세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이 667만원인데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연간 학원비가 대학 등록금의 1.9~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서울에 있는 39개 사립초의 경우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연평균 1029만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학비가 가장 비싼 곳은 광진구 경복초등학교로 1404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 서울에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다니고 사립초등학교에 진학할 경우 졸업까지 8년간 평균 8730만원, 최대 1억38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노원구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서울 노원구에서 초등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뉴스1

유·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원서 읽기를 지도하는 영어독서학원(영어도서관)의 경우 92개가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다. 강남·서초(38개), 강서·양천(19개), 강동·송파(13개)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비용은 월평균 31만원으로 조사됐다. 사걱세는 영어독서학원에서 단순히 책 읽기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미취학 아동에게 주당 50개 이상 단어암기시험 등 과다한 학습량이 부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신영 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 사립초로 이어지는 경제적 불평등이 영유아 학부모에게 불안을 부추기고 잘못된 조기영어교육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며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대한 비용·교습시간·교습과목 제한 기준 등을 마련해 사교육 불평등이 심화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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