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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안 가도···中 견제 위해 동남아 순방길 나서는 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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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응하기 위해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방위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오는 18일부터 4일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 시도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달 16일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다.

취임후 첫 방문국가로 베트남·인니 #베트남과 무기수출 협정 체결 예정 #中 남중국해 장악 공동 견제 나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오는 18일부터 4일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이다. [AP=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오는 18일부터 4일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이다. [AP=연합뉴스]

특히 스가 총리는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일본이 생산한 방위 장비를 수출할 법적인 틀이 되는 '방위장비품(방위장비)·기술이전 협정'을 체결한 방침이라고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일본은 앞서 필리핀·말레이시아와도 이 협정을 맺었다.

중국-베트남, 남중국해 파라셀 영유권 갈등 

일본이 베트남과 방위 협력에 나서는 것은 이 지역에서 지배권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포석이다. 베트남은 현재 남중국해에 인공섬 건설을 진행 중인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중국군은 베트남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시사군도(西沙群島·파라셀) 주변 해역에서 매년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해경국 순시선이 베트남 어선과 충돌해 어선이 침몰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미 해군의 항공모함 니미츠함과 레이건함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해군의 항공모함 니미츠함과 레이건함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이 베트남에 수출할 방위 장비로는 일본 국내에서 생산되는 P1초계기와 C2수송기, 지난 8월 필리핀과도 관련 계약을 맺은 미쓰비시전기의 경계 관제 레이더가 거론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해상자위대, 필리핀 해군과 공동훈련도 

일본의 대(對)아세안 정책은 수십년간 경제 분야 협력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군사 협력 쪽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필리핀 해군과 네 번에 걸쳐 공동 훈련을 했다. 해상자위대의 TC90 훈련기 5대와 육상자위대에서 불필요하게 된 다목적 헬기 부품도 무상으로 필리핀에 전달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의 스카버러 암초(Scarborough Shoal) 인근 지역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이다.

일본이 필리핀에 공여한 TC-90 훈련기 [사진 필리핀 정부]

일본이 필리핀에 공여한 TC-90 훈련기 [사진 필리핀 정부]

일본은 말레이시아에도 해상 보안청의 중고 순시선을 보수해 공여했다. 인도네시아와는 외무·국방담당 각료회의를 개최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태국과도 방위 당국 간의 협력·교류를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동남아, 무기 수출 시장으로 겨냥

일본은 1960년대부터 평화헌법에 입각한 '무기수출 3원칙'을 제정해 무기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 하지만 2014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이를 대체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각의에서 의결해 무기 수출의 길을 텄다.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은 ▲분쟁 당사국과 유엔결의 위반국에는 무기를 수출하지 않고 ▲평화 공헌과 일본 안보에 기여하는 경우에 한해 무기를 수출하며 ▲수출 상대국에 의한 목적 외 사용 및 제3국 이전에 대한 관리가 확보되는 경우로 수출을 한정한다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는 남중국해의 경우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 일본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지역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4년부터 무기 수출이 일부 해금됐지만 실제로 일본이 완성 장비를 수출한 사례는 필리핀에 판매한 경계 관제 레이더가 유일하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인도네시아·태국 등과도 관련 협약을 맺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무기 수출 확대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스가 총리가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최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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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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