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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상장 D-1…'1위 기획사'로 코스피 몇 위까지 오를까

중앙일보

입력

일반투자자들이 48조가 넘는 증거금을 맡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이 곧 시장에서 거래된다.

한국거래소는 15일부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주권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오전 8시 50분 상장기념식이 열리는데,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한다.

공모가 기준 빅히트 시가총액은 4조 8092억원이다. 3대 대형기획사인 JYP(1조2761억원)·YG(8853억원)·SM(8008억원)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온라인 콘서트 선보이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온라인 콘서트 선보이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각각 1117.25대 1과 606.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과 달리 일반인은 청약을 하려면 사고자 하는 주식 값의 절반은 증거금으로 맡겨둬야 하는데, 그렇게 몰린 금액만 48조4236억원이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는 지난 7월 SK바이오팜에 이어 빅히트가 두 번째다. 기업공개(IPO)시장에선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도 비교된다. 경쟁률이나 증거금으로 보면 세 회사 중 카카오게임즈에 쏠린 관심이 가장 컸는데, 상장 직후 주가 흥행은 SK바이오팜이 더 좋았다. SK바이오팜은 상장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쓰는 일명 ‘따상상상’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일과 다음날까지만 상한가에 닿았다.

적정주가 16만원, 목표주가 38만원 내놓는 곳도

빅히트 공모주 청약 첫날인 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NH투자증권 마포WM센터. NH투자증권

빅히트 공모주 청약 첫날인 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NH투자증권 마포WM센터. NH투자증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의 실적과 앞으로의 성장성을 고려해 적정주가나 목표주가를 내놓는다. 메리츠증권은 16만원이 빅히트의 적당한 주가라고 했다. 이효진 연구원은 "팬덤과 대중성을 갖춘 글로벌 탑급 아티스트인 BTS가 있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BTS의 매출이 회사의 사실상 전부라는 점이 약점"이라고 봤다. 지난해 빅히트 매출의 97.4%는 BTS로부터 나왔다. 하이투자증권은 20만4203원, 신한금융투자는 29만원을 적정주가로 내놨다.

하나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가장 높게 잡았다. 이기훈·박다겸 연구원은 "완전한 오프라인 콘서트가 가능한 2022년 순이익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잡았다"고 했다. 유안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29만6000원과 24만원으로 봤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호적인 IPO 상황과 BTS의 글로벌 팬덤을 감안하면 24만원을 넘을 수도 있지만, 위버스(자체 팬 플랫폼)의 수익화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다"고 했다.

거래가능 물량이 초기 가격 변수…발행주식의 21.3%

적정주가나 목표주가는 대개 전문가들이 1년 이상을 내다보고 말하는 것이다. 때문에 공모에 참여한 일반투자자가 생각하는 ‘따상상’이나 ‘따상상상’ 기대감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

상장 직후 가격은 유통가능 물량에 영향을 받는다.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가격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매가능한 물량이 적을수록 가격이 오르기엔 좋다. 빅히트의 경우 기관에 준 물량 중 78.37%를 바로 팔지 못하게 했다. 이 의무보유확약 비율로만 보면 카카오게임즈(73%)나 SK바이오팜(53%)보다 좋다. 하지만 빅히트는 기존 주주들이 갖고 있던 물량이 많은 편이다(434만8575주). 웰블링크라는 투자회사가 상장전환 우선주로 가진 물량도 있는데, 이 중 88만8784주 정도는 상장일부터 유통될 수 있다. 여기에 개인들이 받은 일반청약 물량, 기관물량 중 의무보유 약속이 없는 물량 등을 합하면 총 758만 9510주가 상장 당일부터 거래가능하다. 이는 총발행주식수(3562만3760주)의 21.3%로, 카카오게임즈(20.5%)나 SK바이오팜(13.1%)보다 많다.

지난 8월 유튜브에서 공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회사설명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난 8월 유튜브에서 공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회사설명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따상’시 시총 28위…코스피 200 조기편입 가능성도

상장일부터 15거래일 동안 일평균 시가총액이 코스피 50위 내에 든다면, 빅히트는 정기변경일 전인 12월에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으로 들어갈 수 있다.

김동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200 조기편입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4조8092억원)으로는 54위 정도에 그치겠지만, 시장의 기대는 주가가 이보다는 오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일 상한가(35만1000원)를 기록한다면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12조5039억원으로 뛴다. 그렇게 되면 아모레퍼시픽(9조6749억원)·SK바이오팜(11조9819억원)을 제치고 코스피 28위에 오른다. 다음날도 상한가라면 시가총액은 16조2551억원으로 불어나 SK(14조3887억원)·LG전자(14조9574억원)를 뒤로 하고 코스피 18위가 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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