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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 본격화되나…檢, 전 금감원 국장 압색‧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뉴스1]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뉴스1]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모 전 금융감독원 국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14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전날 윤 전 국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윤 전 국장이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에게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관계자 등 금융계 인사들을 연결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윤 전 국장을 상대로 김 대표에게서 받은 돈의 대가성을 추궁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수천만원 받은 혐의 수사 

윤 전 국장은 2014년 지역농협 상임이사로부터 ‘금감원 검사에 따른 징계수위를 낮춰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0만원을, 2018년에는 모 업체 대표에게서 금융기관 대출알선 대가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구속기소됐다. 윤 전 국장은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2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6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추징금 3000만원도 명령했다.

옵티머스 수사는 자금 출처 조사에 이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위해 파견을 요청한 검사는 6명 이상이다. 주로 사법연수원 36~37기다. 이 가운데 최재순(37기) 검사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됐던 이력이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최근 “옵티머스 수사팀 검사를 추가로 대폭 증원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금감원 직원간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양호 전 나라은행장과 금감원 직원간의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금감원 국정감사장에서는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감독 실패로 사태를 키웠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옵티머스의 자본금 부족에 대한 검사를 끝낸 날로부터 이에 대한 시정조치 유예를 결정하기까지 총 112일이 걸렸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자본이 부실한 자산운용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처리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인 58일보다 두 배에 달하는 시간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가 과거 금감원 고위층에게 로비한 정황이 알려진 데 이어 실제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과도한 기간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로비 의혹 관련 옵티머스 고문 녹취록 공개돼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은 “금융당국과의 유착을 도운 인물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증인으로 신청됐다. 양호 전 행장이 2017년 11월 9일 자신의 비서에게 “다음 주 금감원 가는데, 거기서 VIP 대접해준다고 차 번호를 알려달라더라”라고 말한 내용의 녹취록도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양 전 회장이 금감원장과 접촉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양 전 회장은 2017년 10월 20일 금감원 검사역과의 통화에서 “제가 11월 2일은 최흥식 원장과 만날 일이 있어서”라고 말한다. 2017년 5월 190억원에 불과했던 옵티머스 펀드 잔액은 공공기관인 전파진흥원의 748억원 투자를 받은 이후 2018년 3월 1500억원대로 치솟기 시작하더니 올해 4월 5500억원대 규모가 됐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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