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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공무원 아들에 文 '타이핑 답장'…野 "유가족 대놓고 무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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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공무원 이모씨의 아들이 쓴 편지. 친형 이래진씨가 지난 5일 공개했다.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공무원 이모씨의 아들이 쓴 편지. 친형 이래진씨가 지난 5일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에게 답장한 것을 두고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조경태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며 “유가족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해도 되는가. 국민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지켜줄 대통령이 없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유가족을 찾아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 진심으로 애도하고 북한의 만행에 대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며 “국민이 나서서라도 억울한 유가족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쓴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타이핑으로 쳐서 프린트로 출력한 대통령의 의례적 인쇄물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 친필 서명조차 없는 활자편지,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이라며 “‘나도 마음이 아프다’, ‘위로한다’, ‘기다려보자’는 내용도 이미 대변인을 통해 전달된 대통령의 워딩 그대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을 건 묻겠다’는 말은 아버지 죽음의 진상규명과 북한의 책임 추궁 외에도 월북의 진실과 아버지 책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애매한 표현”이라며 “이미 대변인이 전달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해서 타이핑치고 출력한 편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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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타이핑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며 “북한에는 성심과 성의를 다해 종전선언을 속삭이면서도, 정작 애가 타들어 가는 우리 국민에게는 희망 고문만 되풀이하는 대통령에 유가족과 국민들은 자괴감만 커진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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