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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서 일본차 제친다, 현대차 싱가포르에 혁신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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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차그룹이 13일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짓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 기공식을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었다. 왼쪽부터 싱가포르의 베 스완 진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청장, 안영집 주싱가포르 한국대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한국의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 각각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공식 현장 사진을 합성한 모습이다. HMGICS는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부지 4만4000㎡(약1만3000평),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짓는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13일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짓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 기공식을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었다. 왼쪽부터 싱가포르의 베 스완 진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청장, 안영집 주싱가포르 한국대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한국의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 각각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공식 현장 사진을 합성한 모습이다. HMGICS는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부지 4만4000㎡(약1만3000평),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짓는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13일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짓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 기공식을 했다. HMGICS는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을 연구하고 검증하는 곳으로, 소규모 전기차 생산라인도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에 혁신 기지를 지어 일본차가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라인 포함 미래차 연구소 #정의선, 리셴룽 총리 온라인 기공식 #옥상에 620m 시승용 스카이트랙 #세계5곳 신기술 거점과 연결운영

이날 기공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와 싱가포르 주롱 타운홀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싱가포르에선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직접 참석했고, 한국에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참석했다.

HMGICS는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부지 4만4000㎡(약1만3000평),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짓는다. 건물 옥상에는 고속 주행이 가능한 길이 620m의 고객 시승용 ‘스카이 트랙’과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이·착륙장,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한다. 향후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MGICS 조감도. [사진 현대차]

HMGICS 조감도.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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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GICS에서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전기차 계약을 할 수 있고, 고객이 주문한 사양에 맞춰 즉시 차를 생산한다. 고객은 자신의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람할 수 있다. 생산이 완료되면 차를 옥상 스카이 트랙으로 옮겨 고객이 시승해 본 뒤 인도받는다.

소규모 전기차 시범 생산라인도 들어선다.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는 공장 개념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을 접목한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검증할 시험장 역할을 한다.

또 시장 변화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多)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을 연구하고 검증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 그룹의 혁신 비즈니스 및 연구·개발(R&D) 부문 핵심 조직과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싱가포르 명문 난양이공대(NTU)와 공동 연구소를 운영해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을 계속 발굴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독일 베를린, 이스라엘 텔아비브, 서울, 중국 베이징 등 세계 5곳에 있는 신기술 핵심 거점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과 미국의 AI 전담 조직 ‘에어 센터’도 HMGICS와 결합한다.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현대로템 등 그룹사들도 대거 참여한다.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렌더링 이미지. [사진 현대차]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렌더링 이미지. [사진 현대차]

한 마디로 현대차그룹이 가진 모든 신기술과 신사업 역량을 HMGICS에 집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동남아 시장을 잡지 못하면 글로벌 수위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동남아 시장은 현재 도요타·혼다 등 일본차 업체가 9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말 완공하면 연간 15만 대를 생산하고, 향후 25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2018년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 전역에서 ‘만능 앱’으로 불리는 카셰어링 업체 그랩에 3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태국·인도네시아 등이 규모 면에선 훨씬 큰 시장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혁신 역량도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에 집중하게 된 큰 원동력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5년까지 국가 전체를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는 ‘스마트 네이션’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모빌리티 등 혁신 기술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교육, 노동, 혁신 경쟁력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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