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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금징어’…울릉도, 10년 만에 오징어 풍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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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오징어들이 울릉도 저동 어판장에 쌓여 있다. [사진 울릉군]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오징어들이 울릉도 저동 어판장에 쌓여 있다. [사진 울릉군]

‘금(金)징어’로 불리던 울릉도 오징어가 돌아왔다. 울릉도에선 “10여년 만에 맞는 ‘오징어 풍년’ 같다”는 말이 나온다.

적정 수온에 중국 어선 남획 줄어 #올해 어획량 전년비 115%로 늘어

13일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 1월에서 9월 말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5% 증가한 564t의 오징어를 건졌다.

지난해 울릉도 오징어는 사실상 씨가 말라 ‘금징어’로 불렸다. 성어기인 지난해 9월에서 11월 사이 어획량은 약 30t으로 2018년 같은 기간(345t)의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던 오징어 어획량이 올해 늘어난 배경을 울릉군 측은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중국 어선의 무차별 남획이 줄었고, 오징어가 살기 좋은 바다 수온이 유지됐다는 점이다.

임장원 울릉군 수산정책팀장은 “중국 어선의 오징어 남획을 북한 쪽에서 적극적으로 단속한다고 알려졌고, 태풍 영향으로 중국 어선 출항도 줄었다고 전해진다”며 “바다 수온도 오징어가 살기 좋은 온도가 유지되면서 울릉도 오징어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어획량 감소는 북한 동해 수역으로 진출한 200t급 이상 중국 어선 조업이 영향을 미친다. 울릉군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에 따르면 2004년 북·중 어업협정을 체결한 이래 2014년 1904척, 2016년 1268척의 중국 어선이 북한 동해 수역에서 조업했다.

중국 어선은 조업 중 물고기를 모여들게 하는 집어등(集魚燈) 밝기에 제한이 없어 한국 어선보다 훨씬 밝은 불빛으로 오징어를 유인한다. 한국에서 금지한 그물 조업을 하면서 오징어 성어기 울릉도 쪽으로 남하하는 오징어를 잡는다고도 한다.

올해 울릉도 오징어가 돌아오면서 오징어 값은 안정세다. 지난해 11월 울릉도 저동항 위판장의 울릉도산 최상급 오징어 1축(20마리) 거래가는 10만5000원이었다. 올해는 10월 초 기준으로 7만~8만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울릉군 관계자는 전했다.

주민 1만여 명이 사는 울릉도는 ‘오징어 섬’으로 불린다. 어민 2000여 명 가운데 90% 정도가 오징어잡이나 오징어 가공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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