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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플로리다 유세길서 “코로나 음성”…검사 신뢰도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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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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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고하는 유전자 증폭 방식인 PCR 검사가 아니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신속 검사에 의한 결과여서 보건 당국 지침에 따른 음성 판정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미국 대선 앞으로 20일 #15분 내 결과 나오는 신속검사 받아 #전문가 “두 번의 PCR 검사 통과해야” #바이든 “상원의원 출마” 또 말실수 #트럼프 “김정은도 샤프한데…” 조롱

콘리 주치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애벗의 ‘바이낵스 나우(Binax Now)’ 항원 검사 키트를 사용해 며칠 연속으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언제부터 음성이 나왔는지, 연속 음성이 나온 날짜가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의료기기 기업 애벗이 개발한 바이낵스 나우는 코로나19 검사를 싸고, 빠르고,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 신속 항원 검사 도구다. 애벗은 “검사 비용 5달러, 15분 안에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콘리 주치의는 성명에서 “대통령의 음성 상태 판정에는 이 검사법만 쓴 것은 아니다”며 “여러 임상 및 실험실 데이터를 종합 검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DC가 코로나19 환자 격리 해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라며 콘리 주치의와 다른 의견을 내놨다. 메건 가니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CNN에 출연해 “CDC는 코로나19 환자의 격리 해제 조건으로 24시간 간격으로 진행한 두 번의 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올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이 왜 PCR 검사를 안 하고 신속 검사를 고수하는지 모르겠다”면서 “PCR 검사로는 원하는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콘리 주치의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플로리다로 날아가는 중에 배포됐다. 공식 완치 전 외부 유세를 재개했다는 부담을 덜기 위해 백악관이 약식 음성 결과라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샌퍼드 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감염 이후 첫 대중 유세를 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주 털리도에서 열린 유세에서 실언했다. 그는 “민주당원으로서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수를 알아챈 바이든 후보는 곧바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다고 정정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민주당 당원대회에서도 “상원의원에 출마한다”고 말실수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바이든 후보의 실언을 조롱했다. 그는 “그들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100% 샤프(sharp)하다”며 “우리에겐 (샤프함이) 100%가 아닌 출마자가 있다. 그는 80%도, 60%도 아니다”고 했다. 자신이야말로 중국·러시아·북한의 지도자를 상대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바이든 후보는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모르몬교 신자인 그 주지사 말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에 “졸린(sleepy) 조 바이든이 오늘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는 계속 심해질 것이며 이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고령의 바이든(78) 후보를 상대로 치매설을 다시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를 시작으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존스타운,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유세를 이어간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백희연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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