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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로 사용하던 부평캠프마켓 81년 만에 시민 품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일 부평캠프마켓 내 조병창 본부. [인천시]

지난 6일 부평캠프마켓 내 조병창 본부. [인천시]

일제강점기에 무기공장으로 사용되다가 해방 후엔 미군기지로 쓰인 부평캠프마켓이 81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인천시는 13일 "인천 부평구 산곡동 부평캠프마켓 일부를 14일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지난해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캠프마켓 부지 21만 765㎡ 중 B구역 10만 804㎡이다. 주로 야구장, 극장 등 주한미군이 지원시설로 사용하던 곳이다. 지난달 25일 인천시는 길이 650m, 높이 3m의 펜스를 설치했다. 이전이 늦어지고 있는 캠프마켓 내 제빵공장과 반환구역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지난 6일에는 길이 16m, 높이 2.2m 담장을 철거해 캠프마켓 개방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부평캠프마켓의 역사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1939년 일본은 군 병참기지이자 군수공장인 인천일본육군조병창을 부평에 지었다. 이곳에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면서 일제가 패망하기 전까지 전쟁물자를 생산했다. 광복 이후에는 미 제24군수지원사령부가 주둔하면서 미군의 병참본부 및 주한미군기지로 변모했다. 전국 주한 미군 부대에 무기와 식량을 전달하는 보급창이었다. 공병대, 통신대, 항공대, 헌병대, 후송병원 등이 자리하면서 애스컴시티로 불렸다. 1969년 닉스 독트린으로 국내 미군 부대가 철수·이전을 시작했고 애스컴시티가 해체되면서 캠프마켓으로 축소됐다. 2002년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캠프마켓 반환이 확정됐다.

지난 6일 부평캠프마켓 개방을 앞두고 6일 부평캠프마켓 담장이 철거되고 있다. [인천시]

지난 6일 부평캠프마켓 개방을 앞두고 6일 부평캠프마켓 담장이 철거되고 있다. [인천시]

캠프마켓은 2011년 사실상 폐쇄됐지만 반환이 완료되지 않아 그동안 방치됐다. 한·미가 주한미군이 사용하던 기지에 환경 오염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정화 비용은 누가 낼 것인지를 두고 쉽사리 합의하지 못하면서다. 한국이 먼저 관련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끝에 지난해 12월 제 200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에서 캠프마켓을 즉시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인천시는 이번 개방에서 제외된 나머지 구역은 환경정화작업을 마무리하는 2022년쯤 순차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반환된 캠프마켓은 일단 공원으로 조성하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류윤기 부대이전개발과장은 “문화재청 권고에 따라 조병창, 미군 벙커 등은 보존할 방침”이라며 “기존 건물을 활용해 역사문화공원 등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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