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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엔 영업시간 문의 빗발, 클럽ㆍ포차는 한산…희비 갈린 거리두기 1단계 첫날

중앙일보

입력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된 첫날인 1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노래방에서 이용객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된 첫날인 1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노래방에서 이용객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네. 오늘 10시까지 영업합니다.”  

지난 12일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노래방에 영업시간을 묻는 전화가 걸려오자 점주 이모(26)씨가 이렇게 답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돼 두 달 만에 문을 열었더니 영업시간을 묻는 전화가 많다. 한 시간에 2~3번은 온다”며 “총 58팀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지금 22팀 정도 있다. 보통 때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영업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두달 만에 노래방 열자 코로나 전보다 손님 늘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12일 오후 10시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우림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12일 오후 10시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우림 기자.

전날 방역 당국이 이날 0시를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하자 클럽과 노래방 등이 영업을 재개했다. 거리두기 1단계에선 ▶클럽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스탠딩 실내공연장 ▶실내집합운동 ▶뷔페 ▶대형학원 등 10종의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조처가 해제된다.

이날 오후 11시 서울 강남의 한 노래방 업주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 월요일과 비교해도 손님이 20% 정도 더 왔다. 15개 테이블 중 10개가 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마 만에 영업을 재개한 건지 모르겠다. 손님들도 ‘이모 고생 많았죠?’ 하고 위로해준다”며 “1단계 하향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재확산 계기 됐던 이태원ㆍ홍대는 한적…“할로윈 기대 중”

12일 오후 10시 서울 이태원이 한 클럽이 두달 여만에 영업을 재개했지만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편광현 기자.

12일 오후 10시 서울 이태원이 한 클럽이 두달 여만에 영업을 재개했지만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편광현 기자.

하지만 가게마다 희비는 갈렸다. 노래방의 경우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홍대와 강남ㆍ이태원 인근의 포차와 클럽은 한산했다. 오후 11시, 두 달 만에 문을 열었다는 홍대의 한 클럽에는 영업 시작 1시간이 지났지만, 입장한 손님은 1팀뿐이었다. 직원 A씨는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월요일 밤은 손님이 원래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포차 직원 이모씨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거리에는 사람이 좀 붐비는데 안으로 들어오진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태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클럽ㆍ포차 거리로 유명한 이태원로 27가길 인근에 있는 클럽 10여개 중 단 한 곳만 빼고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확산 계기가 됐던 우사단로에 있는 클럽 킹, 트렁크 역시 문이 잠겨 있었다. 이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포차 4개 중 2개는 문을 닫았고, 그나마 두 곳 중 한 곳은 테이블 절반에만, 나머지 한 곳에는 오직 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인근 편의점과 옷가게, 그리고 일반음식점 중 절반 정도만 문을 열어 27가길 절반은 어두운 상태였다. 이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10명이 채 안 됐다.

이태원 한 유흥주점 관계자는 “우리 가게의 경우 직원이 30명이었는데, 15명이 권고사직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클럽 관계자는 “월요일인 것을 고려해도 사람이 너무 적다”며 “거리두기 1단계로 하향됐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상권이 죽어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가오는 할로윈 파티가 반등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내부적으로 철저히 방역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방역 위해 직원 늘렸다” 강남클럽 운영 재개

서울 강남의 한 대형클럽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바닥에 1m 간격으로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편광현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대형클럽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바닥에 1m 간격으로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편광현 기자.

이날 오후 11시 강남의 한 대형클럽 앞 바닥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1m 간격으로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다. 체온 측정기, QR코드 리더기 앞에 선 직원 4명도 보였다. 하지만 문을 연 지 1시간이 지났지만, 내부에 손님은 3명뿐이었다. 클럽 관계자는 “월요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지만 영업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 문을 열었다”며 “방역 수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클럽 가드도 5명을 더 투입했다”고 말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밀집도가 ‘4㎡당 1명’을 넘지 않도록 인원 제한도 지켰다. 평소 600명을 수용한다는 한 클럽 관계자는 “앞으로 내부엔 250명 수준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클럽 관계자는 “내부 적정 인원인 100명을 유지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다시 휴업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지침을 철저히 지키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우림·편광현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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