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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연결해 식당예약, 자동차는 ‘바퀴달린 스마트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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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현대자동차가 아반떼에 적용된 카 페이 기능.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아반떼에 적용된 카 페이 기능. [사진 현대자동차]

회사원 김정원(45)씨는 주유소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 지난달 산 제네시스 GV80에 장착된 ‘카 페이(Car Pay)’ 기능을 이용하면 차 안에서도 결제가 가능해서다. 제휴된 주유소에 도착하면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 ‘카 페이로 결제하겠느냐’는 질문이 뜨고 주유량과 결제 여부만 선택하면 끝이다. 스마트폰에 결제 기능이 담긴 것처럼 자동차가 결제 기능을 갖게 된 것이다.

제네시스 전용 카 페이로 주유결제 #BMW 암호화폐는 현금처럼 활용 #해킹 걱정없이 다양한 서비스 가능

완성차 회사들이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앞다퉈 적용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카 페이’ 기능을 탑재했다. 서비스 자체가 놀라운 건 아닌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이유는 보안과 서비스의 확장성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장부나 데이터를 모두가 나눠 가진 뒤 서로 대조해 같을 때만 인증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간편 결제는 물론 자동차 키 없이 차량에 접근하는 ‘디지털 키’ 다른 차량을 이용해도 자신의 세팅 값이 그대로 옮겨오는 개인 프로필 기능 등이 블록체인을 통해 이뤄진다. 전 세계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데이터나 부품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데에도 사용한다.

문제는 보안인데 이런 세세한 정보를 서버에 보관하면 아무리 보안 기능이 뛰어나도 해킹으로 뚫릴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해킹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개별 고객의 다양한 이용 행태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선 완벽한 보안이 필요한 것도 완성차 업체들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BMW코리아가 7일 출시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BMW 밴티지. [사진 BMW코리아]

BMW코리아가 7일 출시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BMW 밴티지. [사진 BMW코리아]

아예 암호화폐를 스스로 만들어 유통하는 자동차 회사도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 7일 블록체인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인 ‘BMW 밴티지’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 출시했다. 신차를 구매하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게임, 목표 등을 달성하면 독자적인 암호화폐를 제공하고 실제 온·오프라인 결제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화폐를 새로 만든 셈인데, 사용하는 암호화폐의 이름도 ‘BMW 코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선보인 신형 S클래스에 ‘웰컴 홈’ 기능을 탑재했다. 스티어링휠에 지문을 인식하면 자동차가 탑승자를 알아보고 저장된 시트 위치, 자주 가는 장소 등을 알려준다. 차 안에서 호텔이나 식당을 예약할 수도 있다.

이밖에 일본 도요타는 자율주행차 개발과 주행 데이터 거래, 차량 공유 등에 활용할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도 ▶암호화폐 기반 시장 생태계 구축 ▶차량 생애주기 관리 ▶중고차 운행·사고 이력 위변조 방지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와 관련한 블록체인 기술 시장은 급증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사이먼 커처 앤드 파트너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관련 시장이 2030년까지 1200억 달러(약 13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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