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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고립된 곳 구호품 어떻게 보낼까” 사람 대신 드론이 나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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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주영(왼쪽) 학생모델과 백채희 학생기자가 DJI의 산업용 드론을 살펴봤다.

이주영(왼쪽) 학생모델과 백채희 학생기자가 DJI의 산업용 드론을 살펴봤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간이 서로 만나는 것도 감염의 위험이 있는 시대가 됐죠. 서로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이 이제 익숙해졌고요. 그런가 하면 지난여름엔 길게 이어진 장마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불어난 물로 고립된 마을엔 구조대 등이 빠르게 갈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죠. 이럴 때 기계가 대신 사람을 연결하고 때론 구한다면 어떨까요. 생명을 구하는 드론 이야기를 들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 봅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처음으로 가시거리를 넘어서는 드론 배달 서비스를 허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실리콘밸리 드론 배달 서비스 업체인 집라인(Zipline)이 드론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노벤트 헬스 메디컬 센터에 의료용품과 개인 보호 장비를 배송할 수 있도록 허용한 건데요. FAA는 ‘Part 107’ 규정에 따라 드론 조종사 시야를 벗어나는 드론 비행을 금지했지만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긴급 규제 면제를 승인했어요. 이로 인해 집라인은 최대 30마일(약 48㎞) 왕복 경로를 포함한 두 개 노선을 운행하게 됐죠. 메디컬 드론 허브에서 지정한 지점에 낙하산으로 의료제품 상자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배달해 사람 간 접촉을 줄여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인 거죠. 혈액과 의약품, 마스크·호흡기 등 개인 보호 장비도 드론을 통해 배송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DJI 팝업스토어를 찾아 정경륜(오른쪽) 정책총괄로부터 드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DJI 팝업스토어를 찾아 정경륜(오른쪽) 정책총괄로부터 드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특정 지역·사람 대상으로만 드론을 활용하는 게 아닙니다. 호주 퀸즐랜드공과대학 교수 그랜트 해밀턴(Grant Hamilton) 박사 연구팀은 코알라의 개체 수 파악을 위해 드론과 AI 기술을 결합한 방법을 개발했죠.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은 몇 시간 만에 50만 제곱미터의 넓이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어요. 드론이 코알라를 포착하면 연구팀이 개발한 AI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코알라의 개체 수를 분석하여 데이터화합니다.

미국 비영리기관 ‘아틱 핫 포인트 솔루션Arctic Hot Point Solutions·이하 AHPS)’은 북미 국군 전사자의 송환을 돕는 비영리단체(Fallen American MIA Repatriation Foundation)와 협업해서 실종된 비행기를 수색하고 실종된 조종사 시신 및 기체 잔해 탐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나섰죠. 초기 AHPS는 수중 탐색 작업에 레이더 기술을 사용했으나 빙하 위에서 작업하며 크레바스(빙하의 틈) 및 북극곰 등 야생동물과 마주하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작업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지난 2017년 레이더를 운반할 수 있는 드론을 이용하게 되면서 AHPS가 하루 동안 탐지하는 영역을 30분 만에 감지할 수 있었죠.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드론 혁신 센터는 DJI의 Matrice 600 Pro를 활용해 열악한 도로와 날씨 변화에 관계없이 의료품을 전달하는 시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DJI]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드론 혁신 센터는 DJI의 Matrice 600 Pro를 활용해 열악한 도로와 날씨 변화에 관계없이 의료품을 전달하는 시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DJI]

이뿐만이 아니에요. 2019년 3월 아프리카 남부 지역에서 1000명 넘는 사망자를 부른 열대성 폭풍이 말라위를 강타했을 때 말라위는 UN기구 유니세프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유니세프는 말라위 정부의 지원 요청을 받은 후 즉시 드론을 띄워 피해 규모를 파악했죠. 당시 현장을 담당했던 유니세프 담당자는 응급현장에 드론을 최우선으로 배치했다고 말했어요. 유니세프뿐 아니라 말라위 재난관리부(DoDMA), 말라위 적십자 모두 드론을 적극 활용해 재난 피해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 피해 규모 등을 확인하며 구조 작업을 도왔다는 게 DJI의 설명이에요.

드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요.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을 탐사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거예요. 지난해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의 경우도 최신 드론에 탑재된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화재 진압을 도왔죠.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파리 소방관들은 드론을 통해 확인한 영상으로 소방관들의 진입로나 화재 진압 우선 지역을 결정할 수 있었어요.

드론 기술은 외딴 마을에서도 혈액 샘플을 수집하고 분석을 위해 보내는 것과 같은 의료 서비스 등에 사용되며 지역 의료진의 업무를 더 쉽게 만들었다. [DJI]

드론 기술은 외딴 마을에서도 혈액 샘플을 수집하고 분석을 위해 보내는 것과 같은 의료 서비스 등에 사용되며 지역 의료진의 업무를 더 쉽게 만들었다. [DJI]

드론은 이외에도 인명 수색·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국의 소방당국 등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죠. 지금까지 드론을 통해 목숨을 구한 생존자의 수는 2019년 10월 집계로 약 330명에 이른다는 게 DJI의 설명입니다. 북미 카리브해에 있는 도미니카공화국의 외딴 마을에서도 드론은 제 역할을 합니다. 시골이라 도로 상태도 나쁘고 열대우림이 울창해 사람이 가기 힘든 곳이지만, 의약품이 필요할 때 드론에 담아서 멀리 보낼 수 있습니다. 길이 험하고 교통수단이 좋지 않으니 드론을 활용해 의약품을 배송하는 거예요.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 의약품을 받아 환자에게 전달하기 쉽죠.

드론을 인명구조에 사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사진은 인명구조 현황을 보여주는 ‘DJI 드론 인명구조 맵(Drone Rescue Map)’. [DJI]

드론을 인명구조에 사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사진은 인명구조 현황을 보여주는 ‘DJI 드론 인명구조 맵(Drone Rescue Map)’. [DJI]

드론에 관심 많은 학생기자단이 서울 마포구 DJI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드론 체험도 해보기로 했어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가볍게 나온 매빅에어2, 매빅에어미니, 산업용 드론 M시리즈를 2층서 살펴보고 조종해봤습니다. 산업용 드론 M시리즈에는 소화볼도 달 수 있는데, 떨어뜨리면 사방 2m 반경 등에 불을 끌 수 있어요. 사람 대신 위험한 곳에 보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드론의 쓰임새를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정경륜 DJI 정책총괄을 만났죠.

일반 소비자용 드론인 매빅에어2를 조종하는 백채희 학생기자.

일반 소비자용 드론인 매빅에어2를 조종하는 백채희 학생기자.

정 총괄에 따르면, DJI는 올해로 13년 된 회사예요. “만 열두 살이니 여러분 나이랑 비슷하네요. 아직 어린 회사고요. 기술 혁신이라든지 창의력 등에 중점을 두고 있죠. 2006년 20명으로 시작했는데 작년 기준 전 세계 1만4000명으로 커졌어요.”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게 정 총괄의 설명입니다. “본사 촬영 허락을 받기 어려운데 소년중앙 학생기자 여러분이 온다니 제가 특별히 설득했죠.” 정 총괄의 이야기를 들으며 학생기자단은 2층 제품 쇼케이스·영상 갤러리로 향했어요. “전 세계에 많은 오피스가 있어요. 드론 제품의 경우 일반 소비자용, 전문가용 촬영 드론이 따로 있습니다. 공공안전 관련해서 소방서에서도 드론을 많이 쓰죠. 건설 현장, 에너지 분야, 농업에서도 드론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회사와도 협력해요.”

기술도 중요하지만 안전성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공항이나 원자력 발전소 등에 드론이 날아다니면 위험하죠. 그래서 드론이 그곳에서 이륙을 못 하게 프로그래밍했습니다. 또, 고도 제한 기술도 있죠. 높이 올라갈 수 있지만 120m까지만 올라가게 만들었어요. 너무 높이 올라가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여러 문제가 생깁니다. 드론을 처음 날리면 어렵기도 하고 기체 이상이나 배터리 부족 현상도 발생할 수 있죠. 돌아가기 버튼(return to home)을 누르면 안전하게 처음 출발 장소로 돌아와 착륙합니다.”

촬영 장비인 로닌 시리즈(짐벌)을 체험 중인 이주영 학생모델.

촬영 장비인 로닌 시리즈(짐벌)을 체험 중인 이주영 학생모델.

우리나라도 드론을 활발히 쓰는데요. 경기도 성남시청과 진행한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입니다. 코로나19로 정부·지방자치단체에서 도로·공원 벤치 등을 소독해야 했죠. 큰 산업용 드론에 카메라를 달고 소독액을 길에 뿌린 거예요. 드론이 하늘에서 소독액을 뿌리면 사람이 하는 것보다 50배 빨리할 수 있죠. 이 프로젝트는 영국 BBC 방송에서 촬영해 가기도 했죠. 드론으로 스피커 방송도 할 수 있어서 당시 “드론으로 방역 작업 중이니 떠나시길 바랍니다” 방송해서 시민들이 그 자리를 떠나게 유도했어요.

매빅에어2를 비롯해 다양한 드론의 성능을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매빅에어2를 비롯해 다양한 드론의 성능을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드론으로 위에서 보면 일상적 장면도 달라 보이겠죠. “사진을 어찌 달리 찍을까”에서 시작한 것이 열화상 카메라나 약품 관련 작업, 농업 등 점점 이용 대상이 확대되고 있죠. 커다란 산업용 드론도 많이 생기고요. 지난여름엔 비가 내려 고립된 마을에 약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드론 본체에 약을 붙여 보내서 소방관이 충북 영동에 구호약품을 보낸 거예요. 강과 마을의 경계가 사라질 정도로 물에 잠긴 곳을 드론이 날아올라 아픈 이에게 약을 전달했죠. 물 때문에 사람이 못 가니 긴급 구호 약품을 보낸 겁니다. “드론 쓰임새는 점점 넓어질 거예요. 사람이 가지 못하는 위험한 곳에 대신 가서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겠죠. 긍정적 역할을 다하려면 사용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요.”(정 총괄)

글=강민혜 기자 journalist0911@gmail.com, 사진=이승연(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백채희(경기도 금호초 6) 학생기자·이주영(서울 녹천초 6) 학생모델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처음 접한 드론은 매우 신기했고 제가 모르는 신기한 카메라까지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드론의 활동 영역과 몇몇 기능까지 배웠죠. 드론 관련 동영상을 보면서 신기함을 느꼈고 시간이 생기면 초보자용 드론을 하나 사서 연습한 다음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드론을 조종해보고 싶습니다. 또 생명을 구하는 드론에 대해서도 배웠어요. 드론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앞으로 드론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습니다.  백채희(경기도 금호초 6) 학생기자

드론의 성능과 크기 등을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드론은 구호·구조 등 사람들을 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택배를 배달하거나 약물을 배달하는 등 사람들이 쉽게 가지 못하거나 위험하고 높은 곳을 갈 수도 있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또한 사람을 스캔하거나 영상 등을 촬영할 수도 있어 드론의 쓰임새는 다양했습니다. 앞으로 드론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줄 거예요. 소중 친구들도 시간이 된다면 다양한 드론을 보고 체험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주영(서울 녹천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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