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 대단히 실망…北 열병식에 불같이 화냈다"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연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신형 무기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형 무기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불같이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의 국가안보 담당인 알렉스 워드 기자는 11일 트위터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신형 무기를 선보였다는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와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알렉스 워드 복스 기자 트위터

워드 기자는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북한이) 새로운 ICBM과 국내 제조 발사장치 등을 공개한 미사일 퍼레이드에 매우 화가 나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는 또 "트럼프는 김정은에 대해 대단히 실망했으며, 그런 실망감을 백악관 내 복수의 당국자들에게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열병식을 개최한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 잔디밭에 수백 명을 초대해 선거유세를 했는데, 연설 중 북한 관련 언급은 없었다.

미 행정부 당국자는 중앙일보에 “북한이 금지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우선시하는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신형 ICBM과 이동식 발사차량(TEL),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은 데다,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같은 고강도 도발 대신 무기 능력을 과시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