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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인공눈물, 자외선 차단 립밤, 도라지 … 건조한 몸 안팎 촉촉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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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환절기 무탈하게 보내기

가을철 건강 복병 중 하나는 건조한 날씨다.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는 우리 몸의 1차 방어선인 피부와 점막을 약하게 만든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바이러스와 오염 물질이 침투하기 좋은환경이 되면서 각종 피부 질환과 안 질환,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진다. 눈·코·입과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환절기 건강을 지키는 열쇠다. 건조한 날씨가 불러일으키는 건강 문제와생활 속 예방법을 알아본다.

실내 습도는 늘 40~60% 유지 #목욕물 온도는 체온 수준으로 #콧속 세척은 하루 1~2회 적당

자주 깜빡거리고, 눈꺼풀 가장자리까지 세안

문제
-건조한 환경에서는 눈물이 쉽게 마르면서 안구건조증과 알레르기 결막염 같은 질병에 취약해지기 쉽다. 눈물은 눈을 지키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안구 표면에 산소·영양분을 공급하고 윤활제 역할도 해 각종 자극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해 준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눈꺼풀 안쪽과 안구의 흰 부분을 둘러싼 점막인 결막에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이 닿아 충혈·가려움증·이물감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눈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점막이 노출된 기관인 탓에 미세한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방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눈을 자주 깜빡여 줘야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집중해서 보면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고 눈 표면이 쉽게 마르면서 건조해진다. 특히 눈에 온풍기 등의 바람을 직접 받지 않게 주의한다. 실내가 건조하다면 환기를 자주 하고 가습기 등을 사용해 습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다. 냉난방기를 사용할 때는 적정 습도(40~60%)를 유지해야 한다.

인공눈물은 눈의 건조감을 완화하고 이물질을 희석하거나 세척하는 효과가 있다. 일회용이 아닌 병에 들어 있는 인공눈물은 보존제가 있어 각막 독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하루 사용 횟수가 4~6회로 정해져 있다. 인공눈물을 하루에 6회 이상 쓸 때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써야 한다. 렌즈를 낀 상태라면 방부제 성분이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세안할 때는 눈꺼풀 가장자리까지 닦는 것이 좋다. 눈꺼풀 가장자리에는 눈물의 지방층 성분을 분비하는 ‘기름샘’이 있다. 기름샘이 이물질로 막히면 눈이 건조해져 손으로 자꾸 만지게 돼 알레르기가 생기기 쉽다. 땀샘이 막히면 여드름이 생기듯 기름샘이 막히면 다래끼도 잘 생긴다.

피부

환절기

환절기

샤워 후 보습 크림 바르고, 습식 사우나 피해야

문제
-건조한 바람은 피부의 피지선·땀샘 기능을 약화하고 수분을 빼앗아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가려움증이 생기며 각질이 일어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피부 건조증 환자는 11월부터 급격히 증가한다. 건조증은 피지(피부 기름)를 분비하는 피지선이 적은 팔다리에 잘 생긴다. 아토피피부염·건선 같은 피부질환자는 대기가 건조해지는 가을·겨울에 발진·가려움 등의 증상이 악화한다.

예방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보습이다. 보습제 선택에서 중요한 건 제형과 성분이다. 젤·로션 타입은 보습력이 떨어지므로 꾸덕꾸덕한 제형의 크림을 쓰는 것이 좋다.

보습제는 샤워 직후 바로 발라줘야 효과가 좋다. 몸에 묻은 물이 증발하면 피부 속 수분까지 같이 날아간다. 샤워할 땐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로 15분 정도 짧게 샤워하면 된다. 피부에는 자연 보습 물질이 있는데 물이 너무 뜨거우면 녹아버린다. 때수건으로 때를 밀거나 비누칠을 많이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습식 사우나가 피부 보습에 좋을 거라는 것도 오해다. 사우나처럼 고온에 오랜 시간 있으면 피부 혈관이 확장해 있는데 이런 상태는 피부를 더 건조하게 한다. 수분 증발을 막는 피부의 유분기도 녹는다.

먹는 히알루론산 성분의 건강기능식품은 피부 건조증 완화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학적 데이터와 근거가 없다. 히알루론산 성분은 수분을 끌어당기는 효과가 있어 피부 밑에 주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히알루론산을 먹는 것이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다른 얘기다. 피부 콜라겐을 보충한다고 돼지껍데기·닭발 같은 식품을 먹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과 같다.

호흡기

김 나는 수건을 코·입에 대고, 도라지차 즐기기  

 문제
-코·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 다양한 호흡기 질환이 발병하거나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 호흡기 점막이 촉촉해야 점액을 충분히 분비하고 섬모 운동이 활발해진다. 그래야 먼지·털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거르는 역할을 한다. 건조해서 예민해진 기관지의 근육이 수축하고 점막이 부어오르면 기침 증상도 심해진다. 바이러스가 침투해 감기 같은 감염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천식 환자의 경우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기도 수축이 빈번해 발작을 쉽게 일으킬 위험이 있다.

예방
-호흡기를 촉촉하게 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먼저 콧속 이물질을 빼내고 촉촉하게 하는 데는 코 세척이 도움된다. 세척을 지나치게 자주 하면 콧속이 오히려 건조해져 증상이 악화하므로 경증 환자는 하루 1회, 중증이면 아침저녁으로 최대 하루 2회 세척하는 게 적당하다.

수건에 60도 정도의 뜨거운 물을 적신 뒤 짜서 코·입에 따뜻한 김을 쐬는 ‘온습포 요법’도 도움된다. 스카프나 손수건을 목에 둘러 목을 따뜻하게 하면 기관지 자극을 줄이는 데 좋다.

한방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기관지 보호에 효과적이다. 도라지차가 대표적이다. 도라지에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한데, 이 성분이 기관지의 점액 분비 기능을 촉진해서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껍질 부위에 많으므로 도라지를 차로 만들어 먹을 때 겉껍질을 너무 많이 벗겨내지 않는 것이 좋다. 말린 도라지를 끓여서 차로 마시거나 얇게 저며 꿀에 재어 두었다가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모과차·생강차도 목의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 주며 기침·가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입술

환절기

환절기

각질 뜯기, 침 바르기, 휴지로 문지르기는 금물

문제
-입술은 눈가와 함께 피부 두께가 가장 얇은 부위다. 다른 피부와 달리 유분을 분비하는 피지층이 없어 수분을 붙잡아 두는 힘이 약하다. 잘 건조해지고 수분이 부족해 마르기 쉽다. 이 때문에 건조한 가을엔 입술이 수시로 트고 각질이 일어난다. 이를 탈락성 입술염이라 한다. 탈락성 입술염은 염증으로 인한 고름이나 통증이 적어 방치하기 쉬운데, 갈라진 틈으로 세균이 침투하면 만성화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선 등을 앓는 사람은 특히 탈락성 입술염에 취약하다.

예방
-입술 보호는 특정 성분을 찾아 쓰기보다 보호제를 얼마나 자주 세심하게 발라주느냐가 중요하다. 입술의 각질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그대로 둬야 다시 생기지 않는다. 각질은 수분을 지키는 보호막이다. 각질을 뜯어내는 습관은 입술을 거칠고 건조하게 하는 악순환을 부른다. 입술 피부는 새로운 세포가 올라오고 죽은 세포가 떨어져 나가는 턴오버가 다른 피부 부위보다 빠르다.

입술을 긁거나 주름 사이까지 휴지로 무리하게 문질러 닦는 습관은 입술에 자극을 주므로 피한다. 입술이 건조하다고 침을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 침은 오히려 입술의 수분을 빼앗는다. 입술의 자연 보습인자에 침이 닿으면 녹아 없어진다. 침 속 세균이 갈라진 틈새로 침투하면 염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입술에도 자외선 차단이 필요하다. SPF15 정도의 립밤을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입술이 자외선에 노출되면 건조함·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jng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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