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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원년 앞두고 안전성 논란 불끄자…코나 해외70% 리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나 일렉트릭. 사진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화재 논란이 불거진 코나 일렉트릭에 대해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자발적 리콜에 들어간다. 과거 테슬라 등 다른 업체의 전기차도 화재가 난 적이 있지만 선제적으로 대량 리콜하는 것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내년 아이오닉5 등 순수전기차가 쏟아지는 전기차 양산 원년을 앞두고 논란을 신속히 잠재우겠다는 포석이다.

[뉴스분석]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내에서 코나 일렉트릭 2만5546대를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해외에서도 5만1000여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각국 정부의 행정 조치가 없어도 자발적, 선제적으로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2017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작된 차량이 대상이다. 3월은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의 1차 업데이트가 이뤄진 시점이다. 지역별로는 북미 1만1137대, 유럽 3만7366대, 중국과 인도 등 기타 지역 3000여대 등이다.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투자협약식 전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 넷째)이 코나 일렉트릭 보닛에 기념 서명을 한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셋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투자협약식 전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 넷째)이 코나 일렉트릭 보닛에 기념 서명을 한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 셋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은 올해 들어 8월까지 테슬라 모델3(19만6106대), 르노 조에(5만2835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3만1909대) 전기차 모델이다. 2017년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에서 7만7748대 팔렸는데, 이번 조치로 그 가운데 70%를 리콜하게 됐다. 국내 물량을 포함하면 총 7만7000여대를 리콜한다.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해 7월 캐나다에서 주차 중 화재, 그해 9월 오스트리아에서 주행 중 화재 등 해외에서 4건의 화재 사건이 있었다. 국내에선 지난 4일 대구 달성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난 화재를 포함해 9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자동차 화재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전기차로 좁혀봐도 테슬라는 수십 건에 달하는 화재 사건으로 모델S와 모델X에 대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조사 중이지만 화재를 이유로 리콜을 시행한 적은 없다. 폴크스바겐 e-골프, 쉐보레 볼트 등 거의 모든 전기차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심지어 전시장에 진열된 차량에서 불이 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들 제조업체 모두 행정명령 없이 먼저 나서서 자발적 리콜을 한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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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대차는 미국에서 팔린 코나 일렉트릭에서 불이 난 적이 없는데도 NHTSA에 자발적으로 리콜을 의뢰했다. 현대차는 이번 리콜에 대해 “차량 화재의 원인이 됐을 수 있는 고전압 배터리 불량 생산 의구심에 대해 선제적으로 취한 조치”라고 설명 했다.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셀은 LG화학이 생산했다.

LG화학은 "배터리 불량 아냐" 강력 반발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 조사 결과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LG화학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고, 배터리 불량이라고 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렌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렌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자동차

이처럼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현대차가 서둘러 자발적 리콜에 나선 것은 내년 전기차 전환 원년을 앞두고 안전성 논란이 확산하는 걸 경계한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내년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25년에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전기차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집단 소송 움직임이 있는 등 소비자 불만이 계속되는 건 부담이다. 코나 일렉트릭 차주들은 이번 리콜이 사실상 BMS만 업데이트하고 배터리 교체는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전기차 동호회 카페에서 진행하는 손해배상 집단소송 청구인 모집에는 1000명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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