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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태평양 갔던 연어가 돌아왔다…4년전 새끼 태화강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일 울산의 태화강생태관이 태화강 중류에서 산란을 위해 돌아온 연어 1마리를 발견했다. [사진 울산 울주군]

지난 7일 울산의 태화강생태관이 태화강 중류에서 산란을 위해 돌아온 연어 1마리를 발견했다. [사진 울산 울주군]

지난 7일 오후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교 인근 태화강 중류. 태화강생태관에서 설치한 포획 시설에 성인 팔 길이 정도의 연어가 포착됐다. 길이 66.7㎝, 무게 2.6㎏으로, 연어의 턱 끝이 돌출돼 구부러진 모양새였다. 산란기가 온 수컷 연어의 모습이었다.

2016~2018년 방류한 새끼 연어 #성어로 자라 산란 위해 돌아왔다

 태화강생태관 관계자는 “연어를 확인해 보니 강을 따라 올라오면서 이미 산란을 해 기력이 쇠한 상태였다. 연어는 산란 뒤 곧 죽기 때문에 다시 강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태화강생태관은 이 연어가 2016∼2018년 생태관 측이 태화강에 방류한 새끼 연어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했다. 강에서 바다로 나가 북태평양을 회유하면서 성어로 자라 돌아온 것이다.

 연어는 바다에 살다가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올라와 산란하는 모천회귀성 어류다. 일생에 한번 산란하고 죽으며, 어린 연어가 바다로 내려간 후 2~5년 동안 성숙해 성어가 되면 산란을 위해 회귀한다. 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붉은 색을 나타내고 먹이도 먹지 않으며, 수컷은 양턱 앞끝이 돌출되고 구부러진다.

 태화강생태관은 2000년부터 어린 연어를 방류해왔고, 2016년부터는 태화강으로 회귀한 연어를 포획해 생태관 배양장에서 인공 산란을 해 왔다. 7일 포획된 연어는 올해 첫 회귀한 연어다. 생태관 측은 매년 10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포획한 연어가 산란 전일 경우 암컷 연어의 알에 수컷 연어의 정자를 인공 수정하고 부화시킨다. 겨울 동안 어린 연어로 성장하면 다음해 3월경 태화강에 방류한다. 올해도 생태관에서 어린 연어를 생산해 방류할 계획이다.

 태화강생태관은 범서읍 구영교 인근에 설치된 포획 시설을 통해 오는 11월 30일까지 연어의 회귀량 파악 및 개체 조사를 실시해 태화강으로 회귀하는 연어의 기초 생태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태화강생태관 관계자는 “태화강으로 연어가 돌아온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연어는 깨끗한 물이어야 돌아올 수 있는데 태화강이 그만큼 깨끗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어가 돌아오는 전국 16개 하천 가운데 도심에 자리한 곳은 태화강 뿐이다.

 울산시는 태화강으로 많은 연어가 돌아올 수 있도록 2000년부터 연어방류사업을 펼쳤다. 어느 정도 자란 새끼 연어를 태화강에 풀어주는 일이다. 올해까지 650만마리의 새끼 연어가 바다로 나갔다. 그리고 2003년 5마리의 회귀연어가 처음 발견된 뒤 지난해까지 약 7390마리의 연어가 태화강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선호 울주군수는 “태화강에 어김없이 돌아온 연어가 무사히 산란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연어 보호에 적극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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