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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프면 배, 코감기 코 발랐다…'만병통치약' 여긴 1호 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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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현재의 안티푸라민.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 캡(돌려서 열고 닫는 뚜껑) 모양으로 바뀌었다. 사진 유한양행

현재의 안티푸라민.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 캡(돌려서 열고 닫는 뚜껑) 모양으로 바뀌었다. 사진 유한양행

 1926년 유한양행 설립 당시 한국은 모든 약품을 수입했다. ‘연고’라는 개념도 사실 없었다.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제품 1호 안티푸라민의 출발점은 창립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아내 호미리 여사였다. 서울 중구 신문로의 유한양행 건물 2층에서 소아과를 운영하던 호 여사는 다친 아이에게 발라줄 약조차 변변치 않다며 유한양행 측에 연고 개발을 건의했고, 안티푸라민은 1933년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 60. 안티푸라민

배 아프면 배에, 코감기엔 코에 바른 시절 

녹색 철제 통에 담긴 예전의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녹색 철제 통에 담긴 예전의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안티푸라민은 ‘반대’라는 뜻의 안티(anti)에 ‘염증을 일으키다’라는 뜻의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발음하기 좋게 만든 이름이다. 제품의 효능인 ‘항염증제’, ‘진통소염제’라는 의미를 그대로 담았다. 유일한 박사는 사람들이 안티푸라민을 만병통치약처럼 여길까 봐 이를 경계해 제품 이름을 명확히 한 것으로 알려진다. 1930년대 신문광고에 ‘사용 전 의사와 상의하라’ 등의 문구를 넣은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한다.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안티푸라민의 주성분은 멘톨, 캄파, 살리실산메칠 등으로 소염 진통, 혈관 확장, 가려움증 개선 등의 효과를 가진다. 바셀린 성분도 다량 함유돼 보습 효과도 뛰어나다. 옛 어른들은 안티푸라민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겨 자식들이 배가 아프면 배에, 코감기가 걸리면 코 밑에 안티푸라민을 발라줬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지금까지도 인터넷에는 다양한 안티푸라민 활용법이 소개된다.

초기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초기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기성세대에게 가장 익숙한 안티푸라민의 모습은 1961년 변경한 디자인인 녹색 원형 철제 캔이다. 간호사의 모습을 그려 넣은 건 가정상비약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플라스틱 용기에 트위스트 캡(돌려서 여닫는 뚜껑) 모양으로 바뀌었다. 1999년엔 로션 타입의 안티푸라민 S 로션을 출시하고 100mL 용기에는 지압봉도 부착해 환부에 약물을 펴 바르면서 마사지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17종까지 확대해 연 매출 200억원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사진 유한양행

안티푸라민은 2010년대 들어 가속 성장을 본격화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붙이는 파스부터 뿌리는 파스까지 다양한 제형으로 계속해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다. 20억~30억원에 머무르던 연 매출은 2013년 100억원을 돌파한 후 2015년 130억원, 2016년 150억원, 2019년엔 200억원까지 넘어섰다. 제약업계에선 보통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여긴다.

안티푸라민 파프 5종(안티푸라민 파프, 안티푸라민 조인트, 안티푸라민 허브향, 안티푸라민 쿨, 안티푸라민 한방카타플라스마)과 스프레이 타입의 안티푸라민 쿨 에어파스가 나오면서 ‘안티푸라민 패밀리’는 본격화됐다. 최근엔 동전 파스(안티푸라민 코인플라스타)와 필요한 만큼 손으로 잘라 쓸 수 있는 롤파스가 여기에 합류했다. 현재는 하이드로겔 제형으로 밀착포가 필요 없는 하이드로24, 냉찜질과 온찜질 기능을 한꺼번에 가진 안티푸라민 더블파워, 염증을 감소시켜주는 안티푸라민 케토 등 총 17종까지 확대됐다.

안티푸라민 손흥민 에디션. 안티푸라민 쿨(왼쪽)과 안티푸라민 더블파워. 안티푸라민 패밀리 총 17종 중 9종이 손흥민 에디션으로 출시됐다. 사진 유한양행

안티푸라민 손흥민 에디션. 안티푸라민 쿨(왼쪽)과 안티푸라민 더블파워. 안티푸라민 패밀리 총 17종 중 9종이 손흥민 에디션으로 출시됐다. 사진 유한양행

지난 9월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을 안티푸라민 모델로 발탁, ‘안티푸라민 손흥민 에디션’(9종)까지 선보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손흥민 선수의 탁월한 기량과 국가대표로서 보여주는 책임감이 국민대표 약 ‘안티푸라민’의 탄생ㆍ성장 과정과 닮았다”며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효능 개선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역동적인 100년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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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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