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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수퍼전파' 행사 2주만에…수백명 또 불러모은 트럼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200명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지 나흘 만에 퇴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200명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백악관 로즈가든 행사에서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를 낸 지 2주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사람들을 불러 행사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토요일 200명 불러 백악관 연설" #로즈가든 '수퍼 전파 행사' 연 지 불과 2주 #음성판정 나왔는지 묻는 질문엔 말 돌려 #"스테로이드 처방 끊으면 증상 악화 가능"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백악관 건물 앞 잔디밭인 사우스론에 200명 정도를 초청해 연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했다가 나흘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부터 대외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스론을 내려다볼 수 있는 백악관 건물 내 블루룸의 발코니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청중과 가까이에서 직접 만날 일은 없지만, 아직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지도 않은 상황에서 계획한 대면 행사에 언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서도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리제네론 약을 먹었다. 경이로운 약"이라며 말을 돌렸다.

게다가 트럼프 측근들을 대거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진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식이 열린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수백명이 참석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태반이었다. 결국 여기 참석했던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전 선임고문과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등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이를 두고 "슈퍼 전파자들의 행사였다"고 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사람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모여 있는 상황이었다"며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데이터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선거 캠프는 오는 12일에는 플로리다 샌퍼드에서 현장 유세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과정을 모두 마쳤다"며 "토요일부터는 공식 일정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진짜 좋다. 완벽하다"고 밝히며 선거 유세 일정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고, 인터뷰 도중 2, 3차례 말을 멈추고 목을 가다듬거나 기침을 하는 소리가 그대로 전파를 타고 나갔다.

CNN의 의학전문 기자인 산제이 굽타는 "이런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여전히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받는 스테로이드 처방은 증상을 잠시 가려줄 뿐"이라며 "스테로이드 처방을 끊는 순간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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