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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탈검찰화? 코드 인사? 법무부 변호사 채용 ‘전 정권 7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류혁 법무부 감찰관. [뉴스1]

류혁 법무부 감찰관. [뉴스1]

법무부가 과거 검사들이 맡던 자리에 진보성향의 변호사를 잇달아 경력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검찰화를 명목으로 코드인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최근 10년간 법무부 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경력경쟁채용자는 총 244명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2013년 2월~2017년 4월) 73명에 불과했던 것이 문재인 정부(2017년 5월~2020년 8월)에서 145명으로 늘었다. 현 정부의 집계 기간(3년 3개월)이 전 정권(4년 2개월)보다 짧지만 규모는 2배 수준이다. 경력경쟁채용은 특정 자격증이나 경력을 요구한다. 공무원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일반 공무원 시험과 차이가 있다.

경력경쟁채용자가 증가한 것은 변호사 경력자 채용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변호사 경력자의 경우 전 정부에서는 9명에 불과했지만 현 정부에서 68명으로 7배 이상 늘었다. 변호사 경력자 중 대부분은 4급 이상으로 채용됐으며 이중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또는 진보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활동 경력이 있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2017년 임용된 이용구 전 법무실장은 민변과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박근혜 탄핵심판 당시 찬성 측 대리인을 맡은 바 있다. 같은 해 임용된 차규근 출입외국인정책본부장도 민변 활동 경력이 있다. 황희석 전 인권국장은 민변 대변인 출신으로 19대 총선에서 서울 강동갑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민변 출신, 인권 변호사 등 4명이 3~4급의 보직에 임용됐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법무부 제공]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법무부 제공]

지난 7월 류혁 전 통영지청장이 법무부 신임 감찰관으로 채용된 인사를 놓고도 말이 나왔다. 류 변호사는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대검 검사장급 간부로 임용하려다 검찰 인사위원회가 '절차 위반'이라며 반대해 실패했던 인물이다. 법무부는 당시 대검 간부직은 검사로만 임용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검찰 출신 류 변호사를 일단 경력검사로 임용하려 했으나 관련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인사 실패'를 겪었던 인물을 다시 감찰관에 임명한 것을 놓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무리한 코드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도읍 의원은 "법무부가 변호사 등을 외부 채용을 대거 늘려 검찰 힘 빼기, 내사람 심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다양한 경험 가진 변호사를 채용한 것” 

이에 대해 법무부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탈검찰화 권고에 따른 조치"라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능력 있는 변호사들을 공정하게 채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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