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번엔 독감 백신서 ‘백색 입자’ 발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06호 10면

‘상온 노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 이어 이번에는 백신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접수돼 보건 당국이 수거에 나섰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9일 브리핑을 열고 “㈜한국백신사(社)의 인플루엔자 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의 4개 제조단위 총 61만5000개를 해당 제조사가 자진 회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크기 #제조사, 61만여 개 회수 나서 #항원단백질 응집체로 추정

식약처 따르면 지난 6일 경북 영덕군 보건소로부터 한국백신사가 제조한 독감 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 제품 안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가 접수됐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식약처가 긴급 수거해 검사한 결과 백색 입자는 단백질(99.7%), 실리콘 오일(0.3%)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전문가 자문 결과, 백색 입자는 항원단백질 응집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식약처 브리핑에 배석한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성분이나 제조과정에서 이런 응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장기간 보관할 때 응집체가 나타날 수 있어 굉장히 드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해당 백신의 유통과정을 조사한 결과 콜드체인(적정온도 유지)은 2~8도로 잘 지켜졌기 때문에 지금 생각하는 것은 제조 단계에서 백신 원액과 주사용기의 관련성 상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항원단백질 응집체라면 주사 부위에 통증이나 발적, 부종 같은 염증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이 올라갈 수는 있지만 전신에 나타나는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데 전문가 의견이 모였다”면서 “백신의 항원량에 차이가 없다면 (효능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다만 “원칙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이 눈에 보이는, 또 흔들어서 용해되지 않는 침전물이 있다면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백신 사용 지침에 따라 수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처장도 “코박스플루4가PF주의 효과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국민 안심차원에서 해당 제조사가 자진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수 물량은 61만5000개다. 식약처는 해당 백신이 9일 오후 3시 기준, 1만7812명에게 접종된 것으로 파악했다.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대상자(무료접종) 7018명, 일반 유료  접종자 1만794명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사례는 1건으로, 국소 통증 정도라고 한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백신 유통 중 상온 노출 사태로 신성약품의 국가조달백신 48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를 수거키로 했다. 여기에 한국백신사의 백신 61만5000도즈를 또 수거하게 됐다. 합치면 약 100만 명분이다.올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백신 물량이 부족해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