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최소한 말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우 의원은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사건에 대해 "그분이 떠내려가거나 혹은 월북했거나 거기서 피살된 일이 어떻게 정권의 책임인가"라고 말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여기에서 멈춘다'(The buck stops here)'라는 문자판을 책상 위에 놓아두었다고 하죠? 세월호 참사 때 민주당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던 일화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 피격사건) 당시는 북한의 지도부에서 국경의 월경자를 모두 사살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이 알려진 상태였다"면서 "그렇다면 친서 주고받은 그 핫라인을 통해서라도 우리 국민이 표류 중인 사실을 알리고 북한의 협조를 구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이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일을 막지는 못했더라도 최소한 자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최선을 다했다고는 할 수 있었겠다"라며 "그런데 그게 우리 책임이 아니라니....설사 그렇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말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망망대해에 떠 있는 우리 국민을 구출하지 못한 건 안타깝지만 솔직히 정권이 달랐다고 해서 구출할 수 있느냐"며 "그분이 떠내려가거나 혹은 월북을 했거나 거기서 피살된 일이 어떻게 정권의 책임인가"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바다에 떠 있는 국민의 좌표를 어떻게 찍냐"면서 "안타깝고 그 가족의 설움도 이해하지만, 적어도 국회의원 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과연 우리가 정권을 잡고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느냐' 이런 것들을 엄중히 따져서 냉정하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우 의원의 발언을 질타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개죽음당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하는 건, 국민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정부와 집권당이 할 말이 아니다. 비겁하고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피격공무원을 구할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피격 이후 대통령의 무책임과 직무유기와 북한 두둔까지 정당화할 수 있나"며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