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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백에 5000만원, 강기정 줬다" '라임' 김봉현 진술 파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투자자들에게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낸 이른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8일 법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겠다고 해 5000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청와대 로비 시도'가 법정에서의 진술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 대해 법조계는 이례적이란 반응이다.

“이강세 대표에게 5만원권으로 전달”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라임 관련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라임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를 무마하고자 이 대표를 통해 청와대와 정치권 인사들에게 로비를 시도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의 라임의 '정·관계 로비 창구’로 알려진 인물이다.

법정에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말 이 대표가 강 전 수석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며 “이 대표를 보자고 해 집에 있던 돈 5만원권, 5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넘겨줬다”고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금품을 전달했다고 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네. 인사하고 나왔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사의 질문에 답하면서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 등을 언급했다. “2019년 7월 27일 저녁 OOOOOO 호텔 커피숍에서 이 대표를 만나서 5000만원을 쇼핑백에 줬느냐”는 검사의 물음에 김 전 회장은 “이 대표 집이 잠실인데 (근처에서) 보자고 했다. 저녁 무렵에 차를 타고 가 집에 있던 돈 5만원권 5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서 넘겨줬다”고 답했다.

“증거는 호텔 CCTV에”“5000만원은 착수금”

검사가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묻자 그는 “호텔 CCTV가 있다면 다 찍혀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에게 건넨 5000만원이 “착수금이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해서도 “네”라고 동의했다.

김 회장은 “라임 사태 이전에 이 대표를 통해서 검찰 수사에 청탁을 시도한 적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해서도 “네”라고 답했다. 로비 시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 전 회장은 돈을 전달하는 방식을 묻는 검사의 물음엔 “이 대표가 결정했고 본인은 그 결정에 따랐다”고 진술했다.

이날 강 전 수석은 이러한 김 전 회장의 진술과 관련 보도에 대해 “나와 관련된 금품수수 내용은 완전한 사기·날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금품수수와 관련해 한 치의 사실도 없으며 이에 저는 민·형사를 비롯한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강력히 취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재판에서 진위도 밝혀지지 않은 한 사람의 주장에 허구의 내용을 첨가해 보도한 모든 언론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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