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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김봉현 "강기정에 5000만원 줬다" 강기정 "완전한 사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1조6000억원대 '라임 환매중단 사태'의 배후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8일 이강세(58)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법정 진술을 한 김봉형(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1조6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힌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함께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환매 중단을 초래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라임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한동안 존재를 드러내지 않았던 김 전 회장은 개그맨 김한석씨가 공개한 녹취를 통해 ‘라임 살릴 회장님’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라임 펀드에 8억여원을 투자한 김씨가 라임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직원과 나눈 대화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자산을 인수해 정상화할 인물로 거론됐다. 녹취록에서 김 전 회장은 ‘로비에 어마무시하게 (돈을) 쓰는 사람’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동안 김 전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고 다시 주가 조작을 벌여 이를 비싸게 되파는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여왔다.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하고 라임펀드 투자금으로 기업사냥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향 친구 사이로 알려진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로비를 하는 등 정관계 연루설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했다. 그러나 5개월 도피 끝에 지난 4월 23일 서울 성북구 빌라 인근에서 이 전 부사장과 함께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그는 라임자산운용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400억원으로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후 상조회 보유자산 37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날 라임의 '정·관계 로비창구’로 알려진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대표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달하겠다고 해 5000만원을 줬다”는 취지의 법정 진술을 했다.

이에 대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러한 김 전 회장의 증언과 관련해 “완전한 사기, 날조”라고 반박했다. 강 전 수석은 본인의 SNS 계정 등을 통해 “금품수수와 관련해 한 치의 사실도 없으며 이에 민·형사를 비롯한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강력히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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