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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다섯달 만에 해외 출장…유럽서 반도체 거래선 미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중국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중국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스위스를 목적지로 하는 유럽 출장길에 나섰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12조원이 넘는 3분기(7~9월) 영업이익 잠정치를 발표한 직후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 건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스위스에서 반도체 거래선 찾을 듯 

8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발했다. 일단 네덜란드에 체류한 다음, 스위스로 행선지를 이동할 계획이다.

스위스 제네바에는 유럽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마이크로)가 있다. ST마이크로는 미국 테슬라, 독일 BMW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전력 반도체를 공급하는 업체다. 전력 반도체는 전압·전류를 상황에 따라 알맞게 바꿔주는 전력 변환용 칩이다. 최근 들어 전기자동차(EV)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차량용 반도체 관련 비즈니스 협력을 위해 스위스 출장을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오토'를 제작, 독일 자동차 메이커 '아우디'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설계ㆍ양산 중인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현재 설계ㆍ양산 중인 시스템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 [사진 삼성전자]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 중 처음 찾는 네덜란드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제작하는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있다. EUV는 빛의 파장(13㎚)이 기존 불화아르곤(ArF·193㎚) 대비 14분의 1 정도에 불과, 더 미세한 선로를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모두 EUV를 활용해 선로 폭을 최소화하는 미세 공정에 들어간 상태다. ASML의 EUV 장비 생산량은 연간 35대 수준이기 때문에 반도체 업체 간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다음달부턴 재판 출석해야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ST마이크로, ASML 최고경영진과 비즈니스 미팅을 한 다음, 1주일 뒤인 15일쯤 귀국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앞으로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에는 재판 일정이 고려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이달 22일과 26일에 각각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공판 준비기일(공준기일)이 잡혔다. 공판 준비기일에는 출석 의무가 없지만, 다음 달 있을 공판기일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재판정에 출석해야 한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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