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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사무총장 유명희-오콘조 女女대결…미·중 누구 밀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 겸 외교부 장관. AFP는 두 후보가 차기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의 최종 라운드에 올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 겸 외교부 장관. AFP는 두 후보가 차기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의 최종 라운드에 올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의 최종 라운드에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부 장관이 맞붙게 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첫 여성 사무총장 임박"

매체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두 여성 후보가 최종 라운드에 오르면서 WTO는 첫 여성 사무총장을 배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WTO 사무총장의 임기는 4년이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8명의 후보로 시작해 1ㆍ2ㆍ3차 라운드를 거쳐 당선자를 선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최종 라운드가 ‘여ㆍ여 대결’인 것도 흔치 않지만, 한국으로서는 네 번째 도전 끝에 당선을 바랄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외신들은 오는 11월 7일 전에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 본부장이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면 고무적인 일이지만, 당선까지는 여전히 쉽지 않은 싸움이 남아있다는 말도 나온다.

무엇보다 '국제 역학'이 변수다. 이번 WTO 사무총장 선거는 WTO의 ‘큰 손’인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의 물밑 대리전이기도 하다. 미ㆍEU는 무역분쟁 중이고, 미ㆍ중은 무역갈등에서 시작해 체제 경쟁으로까지 전선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이들은 각자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전 장관 중에 자국에 유리한 후보가 누구일지를 면밀히 따져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올 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친중 공방'으로 불붙은 미·중의 세력 다툼이 WTO로 번질 수 있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나이지리아에서 재무장관만 두 차례, 외교부 장관을 한 차례 거쳤고 세계은행(WB)에서도 25년간 일해 영미권에서 인지도가 높다. 동시에 중국의 영향력이 큰 아프리카 몫 후보라 중국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는 분석도 있다. .

유 본부장은 WTO가 다루는 통상ㆍ교섭 부문에서 외길을 걸어 온 현직 장관급이란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한국이 일본과 WTO에서 수출규제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은 약점으로 꼽힌다. 일본이 분쟁 당사자라는 점을 부각하며 유 본부장 당선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고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본부장이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되면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 외교 수준에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강경화 장관이 외교부 차원에서 제네바 현지 선거 운동을 지원하고, 전세계 외교장관들에 지지를 요청해 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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